시험관아기 시술이 불임을 해결하는 주요한 방법으로 자리잡으면서 이 분야 의학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배란 이상 등 여성 생식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남성의 정자 활동이 취약한 경우 체외수정법인 시험관아기 시술로 30% 이상은 임신이 가능하다.
지난달 28일 대한불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최근의 불임관련 시술 및 연구사례를 소개한다.
▼쌍둥이 임신 줄이는 포배기 냉동 배아이식〓시험관 아기시술에서는 통상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여러개 집어넣는데 이 과정에서 원하지 않게 두 쌍둥이나 세 쌍둥이를 임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마리아불임클리닉 임진호원장팀(02―234―6555)은 95년부터 2년여 동안 3백60명에게 포배기 냉동배아 이식을 실시해 46.3%의 임신 성공률을 올리고 세 쌍둥이 임신 위험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포배기배아이식이란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포배기까지 닷새동안 기른 후 이를 자궁속에 이식하는 방법. 2,3개의 건강한 배아를 골라 이식함으로써 쌍둥이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의 시술법은 대개 2∼3일간 기른 후 3∼5개의 배아를 착상시켰으나 성공률은 20% 내외였다. 임원장은 『첫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이식하고 남은 배아를 얼려두면 첫 시도에 실패한 경우나 두번째 아이를 원하는 불임여성 등에게 10분의 1의 비용으로 시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배란 유도 없는 시험관아기 시술〓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려면 먼저 여성 불임환자에게 생식소 자극 호르몬을 투여해 난자를 성숙시킨 후 채취한다. 이때 투여하는 호르몬은 혈전증 등 과배란자극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고 비용 증가 요인도 된다. 서울 영동제일병원 노성일원장팀(02―3467―3800)은 17명의 불임환자에게 호르몬을 투여하지 않고 직접 미성숙 난자를 채취하여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 결과 3명의 환자에게서 임신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방법은 먼저 월경시작 7일째 미성숙란은 뽑아 배양한 후 배우자의 정자를 주입해 수정시킨다. 이어 인큐베이터에서 배아를 기른 후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
미성숙란을 뽑은 후에는 자궁을 착상상태로 만들기 위해 여성호르몬 투여 등 준비가 필요하다. 환자가 편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과제.
▼불임남성의 반은 염색체 혹은 유전자 이상〓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이숙환 김현주교수팀(02―3468―3403)은 무정자증 소견을 보인 남성 61명에 대해 염색체 이상을 조사한 결과 43%가 염색체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염색체가 정상인 환자의 9%에서 유전자 이상이 나타났다고 발표. 이교수는 『남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에 유전자 결실(缺失)이 있더라도 정밀검사로 약간의 정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정자직접주입법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