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PC를 사랑해요』
16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알라딘 호텔 극장에서 열린 컴덱스 개막 전야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의 첫 마디이자 이날 연설의 색다른 주제였다.
이날 행사장엔 10만명이 넘는 인파로 강연장 밖에 멀티비전까지 설치하는 법석을 떨어 세계 소프트웨어의 제왕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실감했다.
캐주얼 차림으로 나온 그는 미국 토크쇼의 흉내를 내며 「내가 PC를 좋아하는 10가지 이유」로 연설을 시작해 좌중에 폭소가 연발했다.
빌 게이츠는 특히 이날 NBA 스타인 압둘 자바와 한 해군 장교, 여행사 사장을 연단에 불러 올려 이들의 PC 체험담을 발표하도록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압둘 자바와 함께 자바의 홈페이지에서 자바의 성장기와 최근의 승부 등이 담긴 것을 보여주며 인터넷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는 「웹 라이프스타일」을 제창했다.
해군장교는 등장하자마자 노트북PC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발로 밟은 뒤 MS사가 표준으로 밀고 있는 윈도CE 휴대용PC(HPC)를 꺼내 『전쟁터에서 가장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컴퓨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빌 게이츠에게 『휴대전화에 쉽게 연결하고 물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HPC를 개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이어 빌 게이츠는 핑크투어즈 사장와 함께 PC로 여행스케줄과 고객을 관리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이러한 개인사업(스몰 오피스)이 최근 미국에서만 2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7천만대의 PC가 팔렸다』며 PC의 중요성은 거듭 역설했다.
그는 『앞으로는 쌍방향 디지털 TV, 지갑PC, 안정적인 인터넷 접속, 음성인식 컴퓨터가 차세대 PC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빌 게이츠의 연설은 『새로운 것이 없이 PC예찬론만 펼쳤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지만 『PC 신기술보다 오히려 PC가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 연설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라스베이거스〓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