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후보는 10일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4대 PC통신사가 주관한 「대선후보 초청 사이버 대토론회」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개혁의 기본방향과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실천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추진하는 개혁이 되지 못해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후보는 또 「역사바로세우기」에 대해 『과거의 역사를 어느 시점에 없애버릴 수는 없다』면서 『역사를 재평가하자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보화
―정보통신업계에서는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병역특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실제 군대가 필요로 하는 인원과 공급인력 사이의 잉여인력을 벤처기업이나 정보화산업 분야에 배정하는 것에 찬성한다』
―국방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하는데….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능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벤처기업 육성정책은….
『벤처기업 창립기금의 40% 정도가 법인설립등기비용 등으로 사용되고 실제로 생산에 투자되는 비용은 적다. 정부의 투자로 이런 부분을 보충하고 또 창업행정 지원, 우수인력 공급, 정보화 교육 등이 필요하다』
▼ 정치현안
―최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의혹 제기로 이후보도 역시 더러운 정쟁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은 많은 오해가 있다. 김대중씨 비자금 관계는 아주 상세한 제보가 우리에게 왔다. 그 내용이 하도 어마어마해서 이런 사실을 덮어두고 넘어간다면 우리가 과연 정의를 찾자고 하는 정치를 지향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료가 입수된 구체적인 경위는 잘 모르지만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신한국당이 5,6공 출신 민정계의 당이 됐다고 하는 지적이 있는데….
『전혀 맞지 않은 말이다. 민주계가 당을 떠나 결과적으로 민정계가 많이 남으니까 그런 말이 나온 것이다. 수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과거에 민주화투쟁을 했어도 수구세력이다』
―민주당과의 합당선언과정에서 이면합의는 없었는가.
『그런 건 전혀 있을 수가 없다』
―이후보 진영은 「DJT연대」보다는 오히려 YS와의 차별화에 더 신경을 쓰는 것 아닌가.
『우리는 「DJT연대」가 바로 「3김정치」의 표상이라고 본다. 국민신당도 따지고 보면 「3김정치」의 아류 내지 유산이라고 본다』
―김대통령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회동할 생각은 없나.
『김대통령과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김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나.
『어떤 관계가 될지 지금 예측해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김대통령과의 회동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만날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해석해도 되나.
『그렇다』
▼ 사회 문화
―님비(NIMBY)현상의 해결책은….
『중앙정부가 위에서 하향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개입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지역의 지도자들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난상토론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병역기간 단축에 대한 견해는….
『국방부에서는 예산상의 부담 등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약간의 예산상 부담이 있더라도 병력을 약화시킨다든지 하는 게 아니라면 단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총리시절 정부의 관변단체 예산지원을 줄였다가 대선후보가 된 후에는 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를 방문,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관변단체 직접지원 중단은 자생단체화하기 위해서였다. 자생화하지 않으면 정부에 의존, 정부의 앞잡이라는 치욕적인 얘기를 듣게 돼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런 면에서 지금 관변단체는 어느 정도 자생하게 됐다고 본다』
―문화부 독립에 대한 생각은….
『문화라는 것은 아주 독자적인 운영과 관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좋은 예로 프랑스의 앙드레 말로가 이룩해 온 업적을 꼽을 수 있다.(문화부는) 나라의 품격을 정하는 원천으로서의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한다』
―문화경시풍조가 아직 정부내에 많이 남아있지 않나.
『올해 문화예술부문 예산은 총예산의 0.61%다. 1%도 안된다. 적어도 2002년까지는 1% 정도까지, 그러니까 1조원 정도까지는 끌어올릴 계획이다. 각 시 군 구에 최소한 1개소씩의 문화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문화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최근에 관람한 영화는….
『요즈음 영화 볼 시간이 없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라는 영화를 작년에 봤던 기억이 난다』
▼ 양심수
―작가 황석영(黃晳暎)씨 같은 경우 양심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앰네스티의 활동을 존중하지만 앰네스티의 규정에 우리 국내법이 구속받아야 할 법적 근거는 없다. 우리는 우리대로 양심수의 개념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정리〓최영훈·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