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7t 분실?…국감백서 제출 해프닝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핵연료 7t이 분실됐다」. 국회 통신과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회의 장영달의원이 최근 제기한 의문이다. 사용후핵연료에는 원자폭탄의 제조물질인 플루토늄이 함유된 상태. 따라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24시간 내내 핵연료의 이동경로를 추적 감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연료가 없어졌다는 것은 엄청난 파문을 불러올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핵연료가 「증발」된 사실은 한전이 매년 발간하는 원자력발전백서에서 나타났다. 백서는 95년말 현재 저장되어 있는 사용후핵연료가 모두 2천6백23t이며 96년에 2백53t이 추가 발생했다고 기록, 96년말 현재 보관량은 2천8백76t. 그러나 97년 백서에는 이 수치가 2천8백69t으로 나와 핵연료가 7t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와 영광원전에서 각각 3t, 5t이 없어졌고 월성에서는 1t이 증가했다.한국전력은 문제가 커지자 긴급 확인작업에 나섰다. 결국 각 원자력발전소가 사용후핵연료 무게를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이같은 착오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한전은 『사용후핵연료 저장량은 통상 다발로 계산해왔다』며 『이를 무게로 환산, 백서에 기재하는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문제는 한전이 백서에 기재된 수치가 잘못된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고치지 않고 배포했다는 것. 과학기술처는 『IAEA는 2개월에 한번씩 현장사찰까지 벌이고 있다』며 『7t이나 되는 양을 몰래 빼돌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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