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CS) 때문에 울고 웃는다.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LG텔레콤 등 PCS 3사가 10월부터 일제히 상용서비스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벌임에 따라 정보통신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입가에 가장 큰 미소가 번지고 있는 곳은 장비업체들과 이동통신 서비스 대리점들.
PCS 3사의 사전예약 가입자수가 당초 예상을 깨고 엄청나게 늘어 이미 1백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삼성 LG 등 단말기 업체들은 이미 10월말까지 1백만대 이상의 단말기 판매를 약속받은 셈이다. 간단히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PCS업체마다 사전예약가입자에게 빨리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 단말기 업체앞에 줄을 서고 있는 형편이어서 배짱장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 LG 등의 단말기 영업담당자들은 요즘 PCS 업체 관계자들을 피해다니고 있다고 고백할 정도다.
휴대전화 삐삐 시티폰 등을 취급해 온 이동통신 대리점들은 PCS업체가 경쟁적으로 대리점 지원정책을 펼침에 따라 덩달아 여러가지 혜택을 보고 있다. 가입자 1명을 늘렸을 때 받는 지원금이나 통화량에 따른 대리점 보조금 등이 예전보다 30% 정도 뛰어올랐다는 설명이다.
광고업체와 이벤트전문업체도 PCS의 등장으로 전반적인 불황속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PCS 3사가 광고와 거리이벤트, 각종 설명회에 쏟아부은 돈만 해도 지난 두달여 동안 2천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반면 PCS업체와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다른 통신 업체들은 PCS의 기세에 눌려 자신들은 존재마저 희미해지고 있다고 울상이다.
PCS와 같은 시기에 국제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온세통신이나 11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는 주파수공용통신(TRS) 업체들은 홍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일반인들이 PCS만을 기억하고 이들을 PCS 관련업체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PC통신과 인터넷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여론의 관심속에서 가입자수가 늘었으나 PCS로 관심이 옮아가면서 가입자 증가 추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PCS업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홍보를 많이 해 광고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휴대전화업체들은 올 것이 왔다며 PCS업체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고 시티폰 업체들은 PCS 홍수속에서 시티폰의 자리찾기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