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폰 시장을 잡아라」.
내년 1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폰 사업이 허용됨에 따라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폰은 통화품질이 기존 국제전화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전화료가 30∼50% 수준으로 낮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인터넷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는 크게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기간통신사업자로 구분된다. 이들은 모두 PC 없이 전화만으로 인터넷폰을 이용할 수 있는 전화 대 전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PCS사업자와 협력해 PCS로 인터넷폰을 사용하는 부가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업체인 현대정보기술 한솔텔레컴 아이네트 한국무역정보통신 두산정보통신은 컴퓨터를 쓰지 않는 계층까지 고객을 넓힐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인터넷폰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6월 호주 오즈이메일사의 장비를 도입, 미국 캐나다 호주 등 3개국에 대해 시험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 1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16개국에 인터넷폰을 연결할 방침이다.
한솔텔레컴은 다른 회사와 달리 외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장비만 수입해 자체적으로 미국과 일본에 진출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국내 사용자뿐 아니라 해외교포를 상대로 현지에서 직접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솔텔레컴은 우선 다음달 한솔 그룹내 시범서비스에 맞춰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등에 인터넷과 일반전화망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관문국)를 설치한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까지 캐나다 독일 호주 등 모두 12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5월부터 PC 대 전화방식의 인터넷폰을 서비스해 온 한국무역정보통신을 비롯한 다른 인터넷업체들도 연내에 전화 대 전화방식의 인터넷폰망을 갖춰 내년 상용서비스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업체와 달리 한국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폰이 지금까지 운영해온 국제전화사업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이 분야 진출이 선뜻 내키지 않는 처지다. 하지만 시장방어차원에서 외국 장비를 도입해 시험해 보는 한편 외국 기간통신사업자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밖에 무선호출사업자인 나래이동통신도 ㈜대우, 미국 IDT사와 손잡고 내년 1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정보통신 장비업체 중 자체적으로 인터넷폰 장비를 개발한 회사가 한 군데도 없어 모두 외국장비를 수입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비판의 소리도 높다.
〈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