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묵·김승환 기자] 오는 4월 시내전화 사업자선정을 놓고 「통신대전(大戰)」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 현대 대우 등 재벌기업과 데이콤 온세통신 두루넷등 통신사업자들이 시내전화 컨소시엄의 「주도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겉으로는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사업허가에 대한 정보통신부의 밑그림(告示·고시)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면밑에서는 대주주로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주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데이콤은 최근 기술진이 호텔에 합숙하며 제안서 작성에 들어갔다. 다음달 6일 공식적으로 시내전화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포문을 열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朴希晙(박희준)사장이 공공연하게 시내전화 참여의사를 밝혔다가 정통부로부터 「경고성」 질책을 받은 뒤 주춤한 상황. 개인휴대통신(PCS)의 시스템공급을 도맡고 있으면서 서비스사업에까지 진출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삼성은 당분간 수면아래로 몸을 숨긴다는 내부방침을 정했으나 여전히 시내전화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졸지에 맞바람에 휩쓸리자 현대는 시내전화사업 참여의사를 공식화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호 효성 등 대기업은 정통부의 진의를 타진하면서 적절한 「발진」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우는 시내전화 사업의 「지역분할론」을 제기하며 지분확보를 꾀하고 있다.
대기업의 이런 수동적 자세와는 달리 온세통신이 다음주초 「공세적인」 시내전화 참여의사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세통신 관계자는 『데이콤이 추진하고 있는 시내전화 컨소시엄에 데이콤과 같은 지분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같은 유선사업자 입장에서 데이콤보다 적은 지분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주장.
온세통신은 독자적으로 시내전화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통신장비업체 한국전력 등을 묶어 데이콤과 정면 승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내전화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의 목표는 엉뚱한 곳에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온세통신의 강경자세는 시외전화 사업을 따내기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 삼성이 내부적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시내전화 사업의사를 표면화했던 것도 머지않아 구성될 컨소시엄에서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는 계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