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PC게임 수입에만 눈독…개발 뒷전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정영태기자] PC게임사업이 유망업종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몇몇 대기업은 최근 들어 복수의 계열사를 통해 외국제품의수입판매에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개발은 뒷전이고 수입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2개 이상의 계열사가 PC게임사업을 하는 곳은 삼성 현대 쌍용 두산 등 4개 재벌. 이들은 같은 종류의 사업에 이중으로 투자함으로써 외국산게임의 판권료까지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CD롬 타이틀사업을 진행중이었으나 최근 들어 삼성영상사업단이 외국 유력업체들과 판권계약을 하고 외국 PC게임의 판매를 시작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현대정보기술(HIT)을 통해 게임사업을 하던 현대그룹 역시 마찬가지. 최근 계열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을 통해 외국게임회사와 손을 잡고 PC게임 사업을 따로 시작했다. 쌍용그룹은 쌍용과 쌍용정보통신 두 회사를 통해 외국산게임을 수입해와 한글판으로 재발매해 시판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경우 출판 및 케이블TV업체인 두산동아가 지금까지 CD롬 타이틀 사업을 전담했으나 최근들어 시스템통합 및 인터넷서비스 회사인 두산정보통신도 PC게임 사업에 참여시켰다. 반면 LG그룹은 지난해까지 LG미디어와 LG소프트웨어에서 각각 PC게임 사업을 진행해오다 올들어 두 회사를 합병한 LG소프트를 출범시켰다. 93년부터 해마다 40∼50% 비율로 성장하는 PC게임 산업에서 국산게임의 비중은 날로 줄어들면서 외국제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대기업 중심의 수입판매회사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 지난해 3백50억원 규모인 국내 PC게임 시장에서 외국산게임의 비중이 9할이상으로 늘었다. 시판된 3백50여편중 국산게임은 10%선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국내 게임제작사는 50여개로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전체 게임시장의 10%선에도 못미친다. 또 수입에 의존하는 재벌회사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판권료를 앞다퉈 지불하고서라도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져 외화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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