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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네 꿈을 펼쳐라, 자유학기제]“다양한 감각 깨우는 수업으로 시야 넓어져”

노서원 대전월평중 2학년
입력 2018-06-21 03:00업데이트 2018-06-21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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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원 양(대전월평중 2학년)이 지난해 자유학기제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젱가 놀이를 하고 있다. 노 양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친구들의 관심사에 공감하는 법,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교육부 제공
초등학교 때부터 로봇공학자를 꿈꿨다. 그 꿈을 향해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달려왔다. 스포츠, 연예인, 신나는 아이돌 노래도 흥미롭지 않았다. 그런데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문득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지에 다 쏟아붓고 나면 곧 잊어버릴 내용을 왜 기계처럼 외워야 하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그런 갈등 속에서 2학기 자유학기제를 맞았다.

자유학기제 수업은 단순히 책에 있는 문제를 푸는 수업과는 달랐다. 수학시간에는 모둠별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조사 분석해 통계포스터를 작성하는 활동을 했다. 우리 모둠은 많은 학생이 수면 부족으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기분 좋은 하루의 출발을 위해 개인별로 발달한 감각기관을 자극하면 효과적으로 아침잠을 깨울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우리의 처음 가설과 유사했다. 포스터에 그래프를 그리고 효율적으로 아침잠 깨우는 방법들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실생활 속에서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고 해결 방법을 탐구하며 통계를 내어 결과를 분석해 가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다. 단순히 책에 있는 문제를 푸는 수업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나는 그때까지 실력을 쌓기 위해 공부한 게 아니라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술체육활동으로 우쿨렐레를 배우기도 했다.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시간 동안 마치 하와이섬에 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연주에 몰두하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난 스스로 음악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잘한다는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며 악기 다루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 같았다. 우쿨렐레 연주로 인해 삭막하던 내 자신이 부드러워져 갔다. ‘아, 공부 외에 이렇게 달콤한 것이 많았구나!’

자유학기제가 아니었다면 학원 일정으로 매일 숨 막히게 공부만 하며 살았을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지나며 친구들의 관심사에 공감하는 법, 소통하는 법, 나의 벽을 깨는 법을 배웠다. 신나는 음악과 리듬에 몸을 맡기며 흔들거리는 것이 불량스럽거나 산만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여유롭고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촉매제이고 젊은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꿈인 로봇공학자가 되기 위해 오로지 열심히 공부만 하느라 한 색깔로 꾹꾹 눌러 색칠하던 단조로운 길을 다양하고 풍요롭고 여유로운 총천연색 길로 채색하고 싶다. 그 다양성만큼 내 그릇과 내가 만든 로봇의 가능성은 더 크고 따뜻해질 것이라 믿는다.

노서원 대전월평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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