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5월은 계절의 여왕… 계절의 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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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계절의 왕’은 뭐야?”

지난 주말 경남 통영서 올라오던 길. 도로에 펼쳐진 싱그러운 녹음. 무심코 읊조린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 뒷좌석에서 날아온 통렬한 반격. 여섯 살배기 한마디에 턱 막혀버린 말문.

따져보면 참 물색없긴. 몇 월이 계절은 아닌데. 그럼 ‘개월’의 여왕? 게다 화사해서 여왕이면, 왕은 어쩌라고. 갈팡질팡 변죽 치다 주절주절. 그나저나 이젠 31일. 여왕님 행차도 땡.

아마 2017년 5월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터. ‘장미 대선’ 전후 쏟아진 온갖 뉴스들. 이를 매조지하는 백마 탄 왕, 아니 공주…. 흠, 그도 아닌 ‘그녀’ 입국. 하긴 장미도 꽃의 여왕. 또 왕은 어디에. 중국에선 모란을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 하던데. 이런들 저런들. 뭣보다, 미세먼지만 줄어도 이리 좋은걸.

다시 차 안. 기껏 질문하곤 딴짓하다 잠든 아들. 아빠한테 계절의 왕은 2월. 네가 태어난 달. 음…. 스쳐가는 아내와 부모님 얼굴. 이럴 바엔 12개월 모두 왕족으로. 에구, 잡생각 끝. 안전운전, 안전운전.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5월#계절의 왕#화중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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