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위반 1년새 8.3%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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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시즌2]시속 60km때 어린이 피할 확률 ‘0’
“도로폭 좁은곳 많아 안전 사각지대… 통학 동선 고려해 구역 다시 짜야”

1995년 도입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은 현재 전국에 걸쳐 1만6355곳에 이른다. 그러나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31일까지 스쿨존 집중 단속 결과,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이 5만646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특히 과속은 보행자 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스쿨존 제한속도를 시속 30km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시속 30km 주행 때 갑자기 나타난 어린이를 피할 수 있는 확률이 75%였다. 하지만 시속 40km에서는 50%로 떨어졌고, 시속 60km에서는 0%였다. 김준년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스쿨존은 도로 폭이 좁은 곳이 많아 불법 주정차 차량 뒤에서 튀어나오는 어린이를 피하기 매우 어렵다”며 “스쿨존 내 제한속도 단속과 함께 불법 주정차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쿨존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주 통행하는 인근 지역도 안전 사각지대로 꼽힌다. 통상 스쿨존 주변에 주택가와 학원가 등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현 규정상 스쿨존은 초등학교 및 유치원 주출입문에서 반경 300m 이내에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학교 주변 반경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지역마다 어린이들의 주된 동선을 고려해 스쿨존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통학로 안에 비보호 좌회전 신호가 있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직진 신호 시 같은 방향의 횡단보도에도 녹색등이 들어오도록 돼 있다. 이때 길을 건너는 보행자는 차량이 반대편 차로에서도 갑자기 들어오면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박가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어린이들은 녹색 신호만 보고 뛰어가는 행동 습성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비보호 좌회전 신호는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어린이 보호구역#교통위반#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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