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금융의 신천지’ 핀테크… 상상력에 성패 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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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는 상상력만 있다면 활용 방법의 제한이 없다. 핀테크에 제한을 거는 것은 국가별로 다른 금융 환경과 법률, 그리고 거기에 얽매여 생각하도록 훈련된 우리들이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커넥팅랩·미래의창·2015년) 》

2000년대 초 대학교 신입생 시절 대학 사무실이 아닌 은행에서 학생증을 발급받았다. 지급받은 학생증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고, 교내 매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었다. 강의실에 설치된 단말기에 접촉하면 전자 출석까지 가능했다. 당시 다양한 기능을 가졌던 ‘스마트 학생증’은 지금 돌이켜보면 지급 결제와 학사관리 기능을 합친 핀테크 중 하나였다.

10여 년 전에 학생증으로 모든 게 가능했다면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카드 한 장도 필요 없는 세상이 됐다. 얼마 전 한 시중은행에 오른 손바닥 정맥을 등록했다. 이제 키오스크에 손바닥만 대면 계좌이체부터 체크카드 발급까지 즉석에서 처리할 수 있다. 정맥이나 홍채 등 생체 정보로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 금융과 만난 덕분이다.

이 책에서는 송금, 결제부터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국내외의 다양한 핀테크를 소개하고 있다. 휴대전화만으로 결제를 하는 각종 ‘페이’, 공인인증서 없이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송금하는 서비스 등은 모두 핀테크의 축복이다. 규제라는 틀 속에 갇혀 있던 금융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것이 바로 핀테크에 열광하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핀테크 산업은 갈 길이 멀다. 국내에서 상용화에 들어선 기술들은 지급 결제나 본인 인증 방식 등 일부 분야에 집중돼 있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은 더 크다. 정부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하는 등 금융 관련 규제를 허물어 핀테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전부는 아니다. 이 책에는 미국 명문대인 스탠퍼드대의 학맥을 이용해 대출 회수율을 끌어올린 개인 간 거래(P2P) 대출업체, 고객에게 퀴즈와 간단한 질문을 던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서비스 등이 언급돼 있다. 공학 기술에 금융 산업에 대한 이해력과 번뜩이는 상상력을 가미한 국내 핀테크 업체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핀테크#금융#왜 지금 핀테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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