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해외건설 수주 플랫폼을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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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새해 벽두부터 해외건설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유가가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졌던 배럴당 30달러 선에 머무는 데다 추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해외건설은 초저유가 국면이 오래갈 경우 큰 시련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중국 주식·외환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점점 약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정상화, 원자재 약세 등으로 신흥국 경제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산유국에서의 수주 부진을 신흥국 시장에서 일부 만회하고 있는 한국 처지에서는 커다란 위기임에 분명하다.

최근 해외건설 업계는 저유가, 저성장으로부터 비롯된 프로젝트 발주 감소, 수주 경쟁 심화, 리스크 확대라는 한파를 견뎌낼 수 있는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항상 기회와 함께하기 마련이다. 최근 해외건설에도 반가운 소식들이 전해졌다. 자본금 10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공식 출범해 본격적인 투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로 중동 제2의 경제대국인 이란 시장도 새롭게 열릴 예정이다.

해외건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민간 기업은 본업인 EPC(설계·구매·시공)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프로젝트 기획, 금융조달, 투자개발사업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제고해 내실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도 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금융, 정보, 인력, 기술, 외교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발굴해 시행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한국투자공사와 함께 20억 달러 규모의 ‘코리아 해외 인프라 펀드(KOIF)’를 조성해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KOIF가 본 궤도에 오르면 투자개발형 사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건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중지가 모아졌다. 관건은 이를 조기에 실행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 말 수출입은행장과 해외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모인 자리에서 ‘해외건설 수주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최근 해외건설 환경은 저유가 상황과 맞물려 일반 도급사업 축소, 금융 주선 및 투자사업 확대 등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상생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를 대승적으로 승화시켜 개별 기업이 갖고 있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서로 보완·협력하는 차원에서 우리 기업 간 컨소시엄을 확대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금융까지 융합한 코리안 패키지를 구성하여 대응한다면 해외건설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협회는 앞으로 수주 플랫폼이 실효성 있게 운영돼 가시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업체 및 금융기관의 참여를 도모하고 아우르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해외건설은 위기 때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저력을 발휘해 왔다. 이번에도 우리 해외건설의 회복 탄력성 DNA가 제 역할을 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해외건설 수주 플랫폼’이 여기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해외건설#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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