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 맞춤 컨설팅… 소아비만에 집밥 처방… 몸이 웃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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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건강 리디자인]4대 건강 프로젝트 1년

《 동아일보는 연중기획 ‘2015 건강 리디자인’을 통해 가족력(‘당신의 건강가계도를 아십니까’)과 소아 비만(‘아이건강 평생건강’), 3040 직장인 생활습관 개선(‘당신의 노후건강, 3040 때 결정’), 노년 건강(‘70대는 100세 건강의 골든타임’) 등 4대 건강 프로젝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독자 체험단 118명과 의료진 32명 등 총 150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함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는 과정을 지면을 통해 공유하면서 생생한 건강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 5대 질환 가족력 ‘맞춤형 컨설팅’

가족의 병력 체크는 가족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 사전 조치. ‘당신의 건강가계도를 아십니까’는 심근경색과 대장암, 뇌출혈, 당뇨병, 고혈압 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5대 질환의 가족력을 상세히 다뤘다. 실제 3대 이상 같은 질환이 나타난 가정을 찾아 전문의와 영양사, 운동처방사가 함께 진단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다.

박주진 씨(36)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담배도 전혀 피우지 않으며 매일 운동을 했지만 30대에 대장암에 걸렸다. 아버지가 50대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가족력이 있다. 영양팀은 박 씨와 함께 장을 보고 좋은 식재료를 선별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박 씨는 “견과류를 자주 먹는데, 이를 실온에 오랫동안 보관하면 ‘아프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실제 사례를 토대로 활용도 높은 건강관리 비법을 소개해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 집밥과 운동으로 소아 비만 퇴치

‘아이건강 평생건강’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소아 비만에 대해 다뤘다. 소아 비만은 성인이 된 이후 각종 성인병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관리를 해줘야 한다.

본보는 올 3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함께 서울 도봉구 가인초등학교의 3학년 학생 92명을 대상으로 신체 발달 검사를 진행했다. 비만에 해당되는 학생은 18명(19.5%)으로 5명 중 한 명꼴이었다. 이 중 고도비만에 해당되는 학생 3명과 보건교사의 추천을 받은 6학년 고도비만 학생 1명 등 4명을 선발해 7개월 동안 서울아산병원 전문의와 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치료팀에서 관리를 받도록 했다.

대책으로는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주로 먹일 것과,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가족 모두가 함께하라는 등 가족이 함께해야 하는 것들이 주를 이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 모두 키는 컸지만 몸무게는 거의 늘지 않았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도 좋아졌다. 조자향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전임의는 “소아 비만은 무조건 체중 감량을 하면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키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이들 모두 합격점을 줄 만하다”고 말했다.

○ 3040 생활습관 개선 ‘1대1 원칙’

‘당신의 노후건강, 3040 때 결정’ 편은 직장 생활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30, 40대의 기본적인 건강 리디자인을 위한 시도였다. 30, 40대가 어떻게 하면 현재보다 바람직한 △수면 △식사 △음주·회식 관련 습관을 갖출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또 30, 40대를 위한 스트레스 줄이기와 살 빼기 전략을 함께 소개했다. 완전한 체질 개선보다는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음주와 야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30, 40대가 ‘한국형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시도할 수 있는 노력을 집중적으로 알린 것.

당시 소개됐던 △퇴근 때 걷기를 통한 정신 피로 줄이기 △젓가락만으로 식사하기(국물 섭취 줄이기) △1대1 원칙(물 한 잔, 술 한 잔과 야채 한 입, 고기 한 입) △고기를 쌈장에 스치듯 찍기 △가상 식판 그리기를 통한 다이어트 전략 세우기 등은 직장인 사이에서 적잖은 화제가 됐다.

○ 다(多)질환 및 낙상 많은 70대 건강법

‘70대는 100세 건강의 골든타임’ 시리즈는 정부의 건강정책과 담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70대를 재조명했다. 전문가들은 60대와 70대의 신체 기능과 질병의 발현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70대는 3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이 함께 찾아오는 다질환자가 급증하고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낙상 사고가 급증한다. 우울증도 60대보다 2배나 많다.

전문가들은 70대 건강은 60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하고, 특히 관리하면 좋아지니 ‘살 만큼 살았다’고 체념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취지로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진행한 ‘70대 노인 건강 체험단’ 10명은 4월부터 11월까지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았다.

매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건강을 자신했던 이동현 씨(72)는 건강 체험단 과정에서 심장동맥 협착증이 발견돼 운동 강도를 낮추면서 심근경색 위험을 낮췄다. 고기를 거의 먹지 않다가 단백질 부족 판정을 받은 박용규 씨(72)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려 체중은 유지하면서 근육량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 초등생부터 어르신까지… 독자 참여로 생생정보 ▼

전문가 “건강100세 멘토역할 톡톡”


올해 동아일보는 독자들과 함께하는 건강 리디자인 시리즈를 통해 대한민국의 ‘건강 가이드북’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독자와 같이 호흡하는 기획이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상급의 의료진과 체험단이 함께 만든 건강 리디자인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생생한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시 “건강 리디자인은 독자들이 참여해 실질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줘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쏠쏠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많은 건강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면서 ‘건강 리디자인 프로젝트’는 독자들에게 맞춤형 건강 멘토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70년을 사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드문 일인데 올해 동아일보의 건강 리디자인을 보면 답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리즈 가운데서는 ‘아이건강 평생건강’ 시리즈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이기형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은 “아이건강 평생건강 시리즈는 학생들의 생생한 비만 프로젝트 참여 사례를 통해 날로 증가하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합병증 위험을 알렸다”면서 “올바른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기획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영서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장도 “캠페인에 참여한 아동들의 개선 결과를 통해 소아 비만의 치료는 아동 혼자의 노력이 아니라 가족의 관심과 도움이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새해에도 생생한 사례 중심의 건강 기사가 계속됐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었다. 김희중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건강 리디자인 시리즈를 통해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성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건강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점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를 해준 점이 좋았다”면서 “앞으로 성별, 연령별로 좀 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건강정보를 줄 수 있는 건강 기사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smiley@donga.com·이세형·유근형·김수연 기자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건강#건강 리디자인#가족력#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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