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윤봉길 의사 순국지표지석 세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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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
19일은 윤봉길 의사께서 순국하신 지 83주기가 되는 날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시라카와 요시노리 대장 등을 처단했다. 윤 의사는 일본군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일본 가나자와에서 순국했다.

일제의 ‘범인 윤봉길 사형집행 시말서’를 보면 윤 의사는 같은 해 12월 19일 오전 7시 15분 삼엄한 경계 아래 형장에 도착했다. 검찰관 네모토 소타로는 사형을 집행한다고 통고하며 유언을 물었다. 윤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남아로서 당연히 할 일을 다 했으니 지금에 임하여 아무것도 해야 할 말이 없다’고 일본어로 분명하게 말했다.

간수들은 십자가 모양의 형가(刑架) 앞 가마니 위에 윤 의사를 꿇어앉힌 다음 양손을 형가에 묶고 흰 헝겊으로 눈을 가렸다. 7시 27분 정사수가 쏜 1발이 양 눈썹 사이에 명중했고 군의관이 절명을 확인했다. 이때는 바로 시라카와 대장이 사망한 시간으로 시라카와의 혼을 달래려는 일종의 보복행위였다.

시말서를 쓴 다치무라 규베는 ‘범인은 말이 명료하고 미소를 짓는 등 담력이 극히 굳세고 최후까지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일본군은 몰래 시신을 가나자와 시 노다 산 공동묘지 서쪽 쓰레기하치장 옆 도로에 평평하게 묻어 시신을 짓밟고 다니는 만행을 저질렀다. 1946년 5월 15일 유해를 봉환해 7월 6일 국민장으로 효창공원에 모셨다. 남은 과제는 순국하신 바로 그 지점에 ‘순국지표지석’을 세우는 일이다.

덧붙여 윤봉길기념관에도 합리적 수준의 운영관리비가 지원되면 좋겠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안중근기념관과 백범기념관에 매년 10억 원 안팎의 운영관리비를 지원했다. 반면 국민 성금으로 지어 서울시에 기부한 윤봉길기념관은 건립 이래 27년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윤봉길기념관은 바람이 불면 지붕의 기와가 떨어지고 비가 오면 벽에서 물이 새어나와 전시물이 훼손되고 있다. 보훈처는 2016년도 예산안에 운영관리비를 처음으로 적게나마 편성했다. 비록 적은 액수지만 단비가 될 것이다. 후년부터는 안중근, 백범기념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액됐으면 한다. 다만 보훈처는 지원금을 핑계로 윤봉길기념관에 퇴직자들 자리를 마련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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