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SNS에서는]트위터로 오스카상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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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24일) 제8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린다. 아직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지만, 국내 영화팬들은 이번에는 어떤 영화가 영예를 얻을지 관심이 높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이 12개 부문,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와 있다.

전문가들이나 영화평론가들은 시상식에 앞서 수상작을 미리 점찍기 마련이다. 작품상으로는 ‘제로 다크 서티’와 ‘링컨’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일부 보도는 평단이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 검거작전을 다룬 ‘제로 다크 서티’에 높은 점수를 줄 것으로 예측한다. ‘링컨’이 받을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이런저런 수상식이 끝나고 난 뒤에는 ‘나는 이 작품이 훨씬 더 좋던데’ ‘대체 왜 전문가들이 A 배우가 아니라 B한테 상을 준거지?’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최근 개설된 ‘트위터 오스카 지수(Twitter Oscars Index)’는 일종의 그런 민심을 보여준다. 시상식이 가까워질수록 몇백만 개가 넘는 트윗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한마디로 전문가들만 하는 영화 평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보태는 품평들을 분석한 것이다.

‘트위터 오스카 지수’ 페이지에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6개 주요 부문의 후보들에 대한 팬들의 호감도와 비호감도가 합쳐져 매일 점수로 매겨진다. 1월부터 시상식날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수의 변화도 알 수 있다. 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돼 매일 게시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는 의미다.

2월 20일 현재 민심은 어떨까.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좀 다르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92.5점)을 선두로 ‘라이프 오브 파이’(90점), ‘아르고’(90점)가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가 꼽은 ‘제로 다크 서티’는 꼴찌인 25.5점. 감독이 보면 화를 낼 일이다.

트위터가 과연 전통의 영화상 수상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의 경우 트위터 정치지수(The Twitter Political Index)가 놀라운 예측력을 보여줬다. 당시 언론조사는 버락 오바마와 밋 롬니 후보의 박빙을 점쳤지만, 트위터는 9월 이후 오바마의 승리를 예상했다. 샘플링을 통한 기존의 여론조사보다 4억여 개의 트위터를 분석해 좀더 정확히 민심을 읽은 셈이다.

진보, 야권성향의 이용자가 주로 트위터를 하는 국내와는 달리 미국의 트위터 사용자는 계층과 연령을 아우르다 보니, 정확한 표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물론 영화는 전문가 평단이 점수를 주는 것이지 민심으로 인기상을 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과 전문가의 눈은 얼마나 다를지 25일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트위터#오스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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