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상권vs상권]<4>압구정동 로데오거리 vs 청담동 명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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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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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보단 뷰티’-‘고급 요식업종’ 유망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왼쪽)와 청담동 명품거리는 1990년대에 형성된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문화거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두 지역의 주 이용층이 다른 만큼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점포 창업을 준비하는 게 좋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왼쪽)와 청담동 명품거리는 1990년대에 형성된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문화거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두 지역의 주 이용층이 다른 만큼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점포 창업을 준비하는 게 좋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청담동 명품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문화의 거리다. 대로변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 상권은 고급주택가와 고가 아파트를 배후지로 보유하고,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한양아파트 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입구까지 ‘ㄱ자’ 형태 상권으로 100여 개의 의류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다. 시작은 1990년대 초 당시 ‘오렌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부유층 자녀들이 몰려드는 고급 패션거리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상권의 모습은 패션의류 브랜드 직영매장과 직수입 멀티숍, 개인 디자이너숍들이 포진해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변에 형성되어 있으며 40여 개의 플래그십스토어(특정 상표의 홍보 효과도 겨냥한 상품매장)와 편집매장(신발 의상 액세서리 등 다양한 패션아이템을 모아놓은 상품매장)이 밀집돼 있다. 상권이 태동한 시기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패션디자이너들이 명동에서 이전해오면서부터다. 이후 연관업종인 의상실과 미용실, 웨딩숍들이 입점하며 상권이 발전했고, 1995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점이 들어서면서 명품거리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면도로에 고급 레스토랑들이 입점하고, 커피전문점 등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권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두 곳의 임대료 수준은 매우 높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보증금(1층 33m² 규모 기준) 1억∼3억5000만 원에 월 임대료 400만∼600만 원 수준이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보증금 1억∼2억 원에 월 임대료 200만∼300만 원 수준. 두 곳 모두 대로변을 따라 들어서 있는 점포들은 개별 점포가 아닌 건물 전체를 임차해서 쓰기 때문에 가격 수준이 매우 높다.

두 상권의 배후 인구는 압구정동과 청담동 고급주택 거주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는 차이가 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주 업종은 패션의류이지만 미용실, 성형외과 등의 뷰티업종과 카페, 레스토랑 등 요식업종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업종의 특성상 외부 유입인구가 많고 10, 20대 젊은 여성층이 많이 찾는다. 반면 청담동 명품거리는 초고가 명품 의류숍 위주다. 10, 20대 젊은 여성들보다는 30, 40대 이상 고소득 소비자와 연예인들이 주 고객이다. 이들은 주로 청담동 지역 고급 빌라에 산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두 곳의 배후 주거지역 거주민들의 소비력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집값은 압구정동이 4086만 원(3.3m² 기준)으로 청담동(2798만 원)보다 높다. 하지만 청담동은 초고가 고급 빌라 비중이 높은 곳이고, 1인당 소비력은 압구정동을 능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 청담동 명품거리에서는 와인바, 레스토랑, 일식전문점 등과 같은 고급 요식업종이 추천 분야다. 청담동을 찾는 사람들이 경제적 여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업종이다. 또 요식 관련 업종이 다른 업종 점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타깃 층이 대부분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보다는 자기 차량을 이용해 접근하기 때문에 지하철역 근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이 지역 이용자들은 프라이버시 노출을 매우 꺼린다는 점을 염두에 둔 실내 인테리어나 매장 배치가 필요하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상권이 만들어질 초기에는 패션의류업종이 유망했지만 현재는 인근 청담동 명품거리, 신사동 가로수길과 소비인구를 분할하고 있어 패션 부문의 경쟁력은 약해진 상태이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중저가 의류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고급 의류는 청담동에 비해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네일숍이나 에스테틱, 토털케어 등 뷰티 관련 업종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 여성 유입인구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성형외과와 같은 뷰티 관련 의료시설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는 분당선 연장선 신청담역이 갤러리아백화점 사거리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유입 인구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시장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도움말: 부동산114 장용훈 연구원)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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