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donga.com]50대 장수혜씨 "손 저려 잠 설쳐요"

  • 입력 2004년 2월 8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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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병준 교수(왼쪽)가 장수혜씨에게 손저림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병준 교수(왼쪽)가 장수혜씨에게 손저림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사는 장수혜씨(56·주부)는 4년 전부터 오른쪽 4, 5 번째 손가락이 자주 저렸다. 자다가 깰 정도다. 장씨는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신경과 뼈 이상 여부를 알기 위해 신경전도검사와 팔꿈치 X선 촬영을 했다. 이어 3일 오전 11시 이 병원 2층 신경과에서 김병준 교수를 만나 상담했다. 김 교수는 손발저림 등 말초신경 및 근육질환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발성 경화증 클리닉을 개설해 환자를 보고 있다.》

“손이 저린 것이 뇌중풍(뇌졸중) 초기 증세인 것 같아 걱정이에요.”(장씨)

“손 저림은 주로 말초신경 중 감각신경에 병이 나서 생기는 것인데많은 사람이 중풍 초기 증세인 줄 알고 놀라지요. 그러나 중풍은 저림만으로 오지 않고 갑자기 턱 부위에 감각이 떨어지고 손에 힘이 없는 증세가 같이 생겨요.”(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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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50대 주부 손발저림 원인

장씨는 일단 중풍 초기 증세가 아니라는 말에 안심을 했다.

신경전도 검사결과 장씨의 오른팔 감각신경이 왼쪽보다 약간 떨어져 있었지만 수치는 정상범위였다.

“오른쪽 4, 5번째 손가락이 특히 저린 것은 이곳을 담당하는 척골신경이 눌리기 때문이지요. 한번 팔꿈치 안쪽 뼈를 툭툭 쳐 보세요. 저리지 않아요? 척골신경은 팔꿈치 안쪽에 튀어나온 뼈 사이로 지나가는데 뼈의 이상이나 외부의 원인으로 쉽게 눌려요. 그런데 중년 이상 주부에서 찾아오는 손저림증은 대부분 손목부위 인대가 신경을 눌러 생기는 ‘수근관증후군’이 가장 많아요. 이때는 손가락과 손바닥에 저림이 잘 오며 특히 밤에 심해져요.”(김 교수)

장씨의 팔꿈치 X선 검사결과 뼈 부위엔 이상이 없었다. 김 교수는 장씨에게 팔과 손가락 힘이나 손 반사신경 등 10여분에 걸친 신경학적 검사를 했다.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반사신경이 떨어지고 팔이나 손가락 힘도 약해진다. 그러나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척골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에요. 특히 컴퓨터를 사용할 때 책상 바닥에 팔꿈치를 붙이면 척골신경이 눌려 손 저림이 생길 수 있어요. 평소 어깨 돌리는 체조를 자주하면 손저림 예방에 도움이 되요. 만약 일상생활이 불편하면 저린 증세를 막는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 등을 복용할 수 있어요.”(김 교수)

“손발 저림엔 혈액순환 개선제가 좋다고 들었는데….”(장씨)

“혈액순환 개선제를 먹는 것이 몸에 나쁠 것은 없지만 감각신경 치료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도움이 안 됩니다. 흔히 손이 저리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런데 혈액순환이 문제가 되면 보통 손보다는 다리가 저린 현상이 먼저 나타납니다. 또 혈액순환이 안 되는 부위를 만져보면 피부가 차고 혈압도 떨어지고 맥박도 약해지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걷다보면 심하게 저리고 아파 걷기가 힘들어지는데 이때는 혈관조영술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 이상여부를 확인해야 됩니다.”(김 교수)

장씨는 일단 증세가 좀 더 심해지면 약 처방을 받기로 했다. 그는 잠자리 자세도 바꿀 예정이다. 즉 오른쪽 손이 저리므로 왼쪽으로 누워 자며 팔도 안으로 굽히면 신경에 무리를 주므로 되도록 펴고 잘 생각이다. 또 설거지나 행주짜기 방청소 등 손이 많이 가는 일은 한꺼번에 하기보다 자주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하기로 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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