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커피의 마술사 '바리스타'를 아십니까

바리스타 스톰이 에스프레소 커피에 우유와 초콜릿을 붓고 모양을 낸것. 커피에 모양을 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작은 잔에 담아놓으면 25ml 밖에 안 되는 놈이 사람의 영혼을 붙잡는다. 그도 그럴 것이 원료를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800여 가지의 향을 내기 때문이다.”

프리츠 스톰(32)은 덴마크 출신 ‘바리스타’다. 바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바텐더라는 뜻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커피를 다루는 전문가’라는 의미로 쓰인다. 스톰은 지난해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의 우승자다. 지난달 말 방한한 그와 만나 에스프레소 커피의 세계를 음미해봤다.

●바리스타 되기

바리스타는 좋은 원두를 선택할 줄 알고, 커피 기계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알며 고객의 입맛에 맞게 향이 좋은 커피를 만들어낼 줄 아는 커피 전문가다. 유럽에서는 바리스타의 경력에 따라 커피의 가격이 달라질 정도로 바리스타를 중시한다.

바리스타는 그러나 자격증도, 교육과정도 뚜렷이 없다. 보통 커피전문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사람을 통칭하기도 한다. 세계바리스타대회에 도전할 정도면 ‘진짜’ 바리스타라고 할만하다. 이 대회는 2000년 브라질 특수커피협회 등 주요 커피협회 및 생산업체들 후원으로 시작됐으며 매년 30∼40개국 참가자들이 경합을 벌인다.(www.baristachampionship.com)

“대회에서는 15분이 주어진다. 4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에스프레소 4잔, 카푸치노 4잔, 알콜이 없는 프리스타일 커피 4잔을 만든다. 커피의 모양, 맛, 커피기계를 다루는 기술, 만드는 과정에서 보이는 퍼포먼스를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건국대에 커피전문가 과정이 개설돼있으며 한국바리스타 트레이닝 시스템 등 관련업체에서 커피전문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에스프레소+α즐기기

에스프레소 커피는 너무 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경우 아이스크림을 커피에 곁들인 이탈리아식 ‘아포가토’를 즐겨볼 것을 바리스타 스톰은 제안한다. 진하고 뜨거운 에스프레소에 차갑고 아삭한 맛이 살아있는 아이스크림이 만나면 색다른 맛을 준다는 것.

만드는 방법은 아이스크림을 따뜻한 커피잔에 올려둔 뒤 커피기계에서 뽑아낸 에스프레소 두 잔을 그 위에 붓는다. 여기에는 스트로베리 등 과일 아이스크림보다는 바닐라, 벨기에산 초콜릿, 베일리스 아이스크림이 적당하다. 카페라테도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에 달콤한 아이스크림 퐁듀나 케이크, 머핀 등 베이커리류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베일리스 아이스크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증류수 베일리스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함께 하면 에스프레소조차 부드러워진다. 한기가 들 때 마시면 좋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에스프레소 고유의 맛을 음미하고 싶을 때 알맞은 맛이다.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과 깊은 커피 맛이 ‘따로 또 같이’ 느껴진다.

▽아이스크림 퐁듀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파는 퐁듀를 사도 좋고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별미. 초콜릿과 생크림을 1대 1의 비율로 중탕한 뒤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담가서 만든다. 커피와 함께 내면 손님 접대에 좋다.

▽벨기에산 초콜릿 아이스크림

진한 벨기에산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지면 에스프레소 특유의 쌉싸름한 향이 더욱 강해진다. 나른한 오후에 정신이 번쩍 들만큼 진한 향을 즐길 수 있다.

▽베이커리

머핀, 브라우니(사진), 고구마케이크 등은 커피에 잘 어울리는 베이커리. 머핀은 초콜릿칩 블루베리 아몬드 녹차 등등 맛이 다양하다. 초콜릿 맛이 강한 브라우니는 진한 커피에 맞으며,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고구마케이크는 커피 향을 순화시키고 싶을 때 먹는다.

(촬영협조 : 한국하겐다즈)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