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번송/집값, 보유-양도세 현실화로 잡아야

  • 입력 2003년 6월 9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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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인 부동산 가격폭등을 기필코 잡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을 줄이기 위해 600년 역사의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는 참여정부가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이 되는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전혀 일관성이 없는 정책이다. 신도시를 건설하면 수도권에 사회간접자본이 더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결국 수도권 경기를 활성화시켜 수도권의 비대화만 가져올 뿐이다.

첫째, 경기가 나쁜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해서는 부동산 가격 억제가 어렵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도 국토균형 발전과 효율성이란 면에서 불가능한 정책이다. 때문에 증권투자 등 다른 곳으로 유동자금이 흘러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과다수요를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금이다. 참여정부는 현재 실거래 가격의 30% 수준인 부동산보유세(재산세+종합토지세)의 과표 기준을 5년 동안 5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올리지 않겠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과표 기준을 100%로 올리고 점진적으로 실거래 가격의 1%가 되는 수준으로 부동산보유세를 인상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현재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구(區)들은 그렇지 않아도 세입이 넉넉한 형편이라 표를 잃기 좋은 재산세 인상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유세 과세행정에 중앙정부가 적극 관여해야 한다. 인상되는 세수(稅收)의 일부를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환급하는 제도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제안한 대로 ‘3년 소유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단, 두 가지 정도의 예외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우선 현재 매각하는 부동산보다 더 비싼 부동산을 일정기간(1년 또는 2년) 내에 구입하는 경우다. 집값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현금화하는 것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다른 예외는 55세 이상 노년의 경우 주택소유자가 작은 주택으로 줄이고 여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번에 한해 양도세를 면제해 주자는 것이다. 이 같은 양도세 면제를 위한 예외 제도는 필자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김 부총리는 미국에서 자본이익이 25만달러(약 3억원)를 넘지 않으면 양도세가 면제되므로 한국에서도 유사한 예외제도를 인정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미국은 부동산경기 부양이 필요했지만 한국은 부동산가격 폭등을 억제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3억원 이하의 자본이익을 얻는 95%의 주택소유자 중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수익에 관심을 쏟느라 다른 생산적 방향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주택을 살 때 주소와 실거래 가격을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구매자 실명으로 신고하게 하고, 이를 미국의 경우처럼 신문이나 인터넷에 올려 모든 사람이 다 알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한다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민이 실거래 가격과 동떨어진 금액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관행도 자연 없어질 것이고, 투기행위에 대한 예방도 가능해질 것이다. 또 실거래 가격에 근거해 재산세나 양도세를 부과할 수 있는 풍토도 조성될 것이다.

이번송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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