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시에 담은 일본 샐러리맨 애환

  • 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35분


일본의 정형시 중에 ‘센류(川柳)’라는 것이 있다. 5·7·5로 구성된 3구 17음절의 짧은 시조로 요즘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풍자나 익살을 담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은 지난 14년간 매년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이른바 ‘샐러리맨 센류’를 모집해 우수작을 발표해 왔다. 14일 발표된 최근 10년간의 우수작 중 1위는 “프로포즈, 그날로 돌아가 거절하고 싶다”(공처가)가 차지했다.

2위는 “복권, 바보같은 짓이라고 하면서도 속마음은 심각”(거품경제 인간), 3위는 “거슬리지 않게, (그러나) 언제나 웃는 얼굴로 따르지도 않고”(불량 여사원), 4위는 “참아왔다. 그렇게 말하는 아내에게 참아왔다”.

이밖에 “살빼겠다. 이것을 먹고나서 살빼겠다”(5위),“사람이 줄고 월급이 줄고 일은 늘고”(6위), “아직 잠자고 있다. 귀가하면 벌써 자고 있다”(9위·멀고먼 나의 집), “코스트 다운 외치는 당신이 코스트 高”(10위)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작품은 아내에 대한 불만과 불평, 거품경제 붕괴 이후 점점 각박해지는 직장환경에 대한 애환 등을 담고 있어 많은 샐러리맨들로부터 공감을 사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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