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 이작품]이재복교수 「슬픈역사-인간의 굴레」

  • 입력 1998년 12월 20일 19시 15분


이재복 수원대 교수(40)의 최근작 ‘슬픈 역사―인간의 굴레’(86×120㎝).

92년부터 ‘슬픈 역사’시리즈에 매달려온 작가. 그는 작품에 역사와 시대의식을 담아야 한다고 믿는다. ‘슬픈 역사’는 곧 우리의 근현대사다. 그 시기는 암울한 역사의 상흔들로 점철되어 있고 미청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인간의 굴레’에 대한 작가의 작품 설명.

“우리 역사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고자 하면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굴비처럼 엮여 나온다. 너나 할 것없이 모두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굴레다.”작품에서 부채는 위아래할것없이 똑같은 못난이를 상징하고그것을 묶은끈은작가가 말하는 굴레.

일제시대 손으로 쓴 책을 바닥에 깔고 부채에 먹물을 먹였다. 바닥에는 담배잎을 물에 우려내어 뿌렸다. 빛바랜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작가는 단순한 평면보다 설치 등 여러 형태의 표현 기법을 추구해왔다. 환경조형물 등 입체적 공간 조성에도 관심이 많다. 그러면서도 “작품이 줄곧 거칠고 어둡다”는 외부의 지적에 고민이 없진 않다고.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나와 파리8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석사를 마쳤다. 전시는 23∼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갤러리 지현. 02―3444―6500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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