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실업사회 생존전략, 小자본 高부가 노려라

  • 입력 1997년 12월 15일 08시 01분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란 이름 아래 수많은 사무직원들을 길거리에 내몰고 있다. 화려한 대기업 과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재래시장에서 생두부를 만들어 파는 전직 샐러리맨의 얘기가 이제는 화제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러나 면밀한 사전검토 없이 창업 성공담만 믿고 시장에 참여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무턱대고 창업에 나섰다가는 쥐꼬리만한 퇴직금마저 날려버리기 십상이다.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금규모에 맞게 부가가치가 높고 성장유망한 아이템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한때 부장이었던 체면에…」같은 자존심 따위는 벗어던져야 한다. 그런데 미련을 두었다간 마케팅 시작부터 벽에 부닥치고 만다. ▼실패한 사람의 얘기〓지난해 명예퇴직을 한 Y씨(43)는 부인의 권유로 같은해 9월 서울 화양동에 목욕용품 전문점을 개설했다. 투자비용은 점포 임대보증금(3천만원)과 권리금(6천만원), 상품비(2천5백만원), 인테리어비(2천5백만원) 등을 합쳐 1억4천만원. 퇴직금에서 1억원을 대고 나머지 4천만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충당했다. 개업 당시 Y씨의 하루 매출은 30만원을 오르내렸고 한달에 2백만원의 순익을 올려 「퇴직하길 잘 했다」고 내심 기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도 잠깐, 올 들어선 하루 매출이 10만원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부진하고 은행이자 50만원도 연체할 정도로 고전중이다. 전문가들은 Y씨의 실패 원인을 경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업종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급하게 점포입지를 구하느라 인구유동이 적고 도로변 안쪽을 택한 것도 실책으로 꼽았다. ▼성공을 위한 몇가지 조언〓①잔돈이 쌈짓돈이 된다. 떼돈을 벌 작정으로 덤벼들기보다는 생활비가 해결될 정도의 적은 돈이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②작은 것이 부담없다. 불황기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비용부담이 늘어 무리하기 쉽고 결국은 망하는 지름길을 걷게 된다. ③먹는 장사도 망할 수 있다. 먹고 마시는 장사는 손해보지 않는다는 말은 미신일 뿐 입지 선정이 사업 성패의 관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④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다.가능하면 스스로 전문가로 자부할만한 업종을 찾는 게 실패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⑤웃으면 고객이 온다. 친절과 서비스가 좋아야 고객의 발길이 잦아진다는 건 기초상식이다. ▼IMF시대엔 이런 업종이 유리하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02―785―0010)는 자금규모별 창업아이템을 소개한 책을 발간하면서 향후 유망업종에 대한 창업준비를 소개하고 있다. △재고처리 대행업〓이 사업의 대상은 수백가지에 이른다. 체인점 등의 폐업이나 업종전환, 부도난 기업의 기계나 제품 등이 있다. 문제는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는 일. 물건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은품을 구입하려는 업체측에 구입을 권유하거나 기술 수준이 낮은 개도국에 수출을 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집안청소 대행업〓일본의 「미즈 CO」니 「몰드메이드저팬사」 등이대표적인홈크리닝사업으로국내도 맞벌이부부의 증가로 이 업종이 활성화할가능성이높아지고있다. 약 4천만원의 창업비가 필요하다. 첨단 청소기구를 구입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위한 직원교육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현재 국내에는 코리아크리닝하우스(02―516―5464) 등 몇 안되는 업체들이 활동중이다. 코리아크리닝하우스의 민완식사장은 지난 90년 국내 최초로 이 업종을 창업, 호주지사까지 마련했다. 30평 기준으로 하루 청소는 30만원. △어린이 실내놀이터〓이 사업을 하려면 최소 50평 이상의 면적 등 약 1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된다. 시설비의 80%는 리스로 가능하다. 권장입지는 대형백화점이나 종합상가 쇼핑센터 주변 아파트단지 등이 적당하다. 1인당 자녀교육비 지출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여서 어린이를 소비계층으로 하는 에인절산업은 성장성이 높다. △욕실코팅업〓노후된 타일 욕조를 뜯어내지 않고도 욕실을 깔끔히 할 수 있는 욕실코팅업이 향후 전망이 밝다. 현재 미국 미러클메소드의 한국지사인 ㈜그린미러클메소드(02―581―4777)가 체인점형태로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로열티 2천만원 등 3천만원이면 시작할 수 있다. 이 업체 외에도 2, 3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황재성·박현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