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18세 흡연허용 될 말인가

  • 입력 1996년 10월 15일 06시 37분


정부가 20세 미만의 음주와 흡연을 금지한 「미성년자보호법」과 「풍속영업의 규 제에 관한 법률」을 개정, 빠르면 내년부터 18,19세의 미성년자에게도 법적으로 허 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의 개정방침이 나온 배경을 보면 상당히 의아하다. 미성년 대학생과 근로청소 년의 외모나 행동양식이 성인과 구별되지 않아 단속이 곤란하고 단속과정에 비리가 생겨날 우려가 있다는 얘기인데 말이 되는가. 흡연과 음주가 청소년 건강에 미칠 위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행정편 의 위주의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담배를 「습관성 약물」로 선포하며 청소년들을 담배의 위해로부터 보호하려 애쓰는 실정이다. 현실 적인 단속의 어려움 등 사소한 이유를 들어 흡연허용연령을 낮춘다면 결국 정부가 앞장서 국민건강을 파괴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흡연이 건강을 해친다는 건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도 담 배는 오래 많이 일찍 피울수록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며 사회적 정서적으로 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시작 연령은 절대적이다. 16세 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20세 이후 시작한 사람에 비해 10배 이상의 피해를 볼 정도로 차이가 뚜렷하다. 아직 세포나 조직이 완숙되지 않아 연약한 연령이기 때문이다. 또 니코틴 중독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흡연량도 많아진다. 결국은 활동기에 치명적인 질환을 초래하게 되므로 1 0대의 금연은 더욱 중요하다. 최근 10대 학생들의 흡연율이 갈수록 높아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 흡연 을 조장하는 사회분위기도 우려된다. 과거와 달리 청소년의 흡연을 적극 말리는 부모 교사 어른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데 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담배를 피운다는 청소년의 「주장」을 이해하려는 잘못된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담배소매상과 자동판매기가 늘어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세계가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인 흡연허용연령까 지 낮춘다면 결과는 뻔히 보인다. 법적 행정적 규제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해결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지 아 예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청소년에 대한 담배판매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계도하고 협조를 구해 미성년자의 흡연을 자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하자. 아울러 사회적인 금연분위기를 조성해 청소년들 스스로 담배를 멀리하도록 유도해 야 마땅하다. 송 해 영 <금연운동협의회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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