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사인, 外因死 vs 심폐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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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유족, 진료기록 수정요구
안철수 “후배들 생각에 동의” 병원측 “국감서 상세히 밝힐 것”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지난달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 씨(69)의 사인을 ‘심폐정지’라고 밝힌 서울대병원에 대해 서울대 의대생들과 의대 동문들이 반발하며 진료기록 수정을 요구했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 102명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물대포라는 요인이 없었더라면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고인의 죽음은 심폐정지에 따른 병사(病死)가 아니라 명백한 외인사(外因死)”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의대 동문 365명도 1일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는 성명서에서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했으면 외인사”라며 재학생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백 씨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역시 ‘외력(外力)에 의한 사망’이 명백하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측이 사망진단서를 정정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선배로서 학생들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14일 국정감사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2일 밝혔다.

 백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유족 측과 검경의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1일 열린 백남기 추모집회에서는 7500여 명(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백 씨의 시신에 대한 법원의 부검영장이 발부되자 29일 유족 측에 “4일까지 부검 장소와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협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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