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 민심 겸허히 기다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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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4·13표심/더민주]호남 참패 책임론에 답변 비켜가
박지원 “국민들은 은퇴 발언 기억”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4일 이번 총선에서의 호남 참패 이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호남 28석 가운데 더민주당 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호남 민심의 문 전 대표에 대한 최종 결론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총선 직전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의 패배는 아주 아프다”면서 “우리 당이 더 노력하도록 회초리도 함께 들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은퇴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엔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가 호남의 지지 없이는 (대권 도전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비켜갔다. 그는 더민주당의 약진에 대해선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큰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당내에선 일단 문 전 대표에 대해 ‘호남 참패 책임론’을 꺼내들기보다는 수도권 승리를 견인한 공로를 앞세우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광온 의원은 “문 전 대표가 ‘(국민의당) 녹색바람’의 (수도권) 상륙을 차단했다”고 했다. 부산 부산진갑에서 당선된 김영춘 전 의원도 “더민주당에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정계 은퇴) 발언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문 전 대표가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조만간 다시 호남을 찾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전 대표도 이미 8일 광주에서 “총선이 끝나면 더 여유로운 신분으로 자주 놀러오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국민이 (정계 은퇴 발언을) 기억하고 있단 걸 생각해야 될 것”이라고 문 전 대표의 용퇴를 압박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총선#더민주#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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