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골치’ 소말리아 해적들… 소말리아 동북부 경제엔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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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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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몸값으로 지역 고속성장

7년 만에 건물 빽빽해진 도심 소말리아 가로웨 시 중심가의 위성사진. 2002년(위 사진)에는 건물이 듬성듬성했지만 2009년에는 빽빽이 들어찼고 자동차도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홈페이지
7년 만에 건물 빽빽해진 도심 소말리아 가로웨 시 중심가의 위성사진. 2002년(위 사진)에는 건물이 듬성듬성했지만 2009년에는 빽빽이 들어찼고 자동차도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홈페이지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적들이 받은 몸값이 소말리아 일부 지역 경제의 급속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12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루넬대의 안자 쇼틀랜드 박사는 2000년부터 9년간 고해상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소말리아 해적의 근거지인 동북부 지역 푼틀랜드 누갈 주의 주도인 가로웨 시의 낮과 밤 모습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10년 사이 많은 주택과 공장이 세워지고 밤에는 다른 지역보다 환한 불빛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시의 면적도 그사이 두 배나 커졌다.

쇼틀랜드 박사는 해적이 받은 몸값이 가로웨 시로 흘러 들어가 경기를 활성화하고 임금도 올랐다고 분석했다. 몸값의 일부는 마약이나 고급 차량 구입에 쓰이기도 했다. 누갈 주의 근로자 평균 일당은 2011년 12만 소말리 실링(약 5500원)으로 2005년(4만 소말리 실링)보다 3배 올랐다.

쇼틀랜드 박사는 “해적들이 받는 인질 몸값의 규모가 때론 현지에서 소 1650마리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고 선박 한 척을 납치할 때마다 100명분의 일자리가 생기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푼틀랜드 지방 정치인들도 굳이 해적질을 말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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