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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마리도 안 남았는데 58마리 숨졌다…폭우가 덮친 ‘마지막 오랑우탄’
뉴시스(신문)
입력
2026-06-11 17:10
2026년 6월 1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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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야 확인된 희귀종…매년 1%만 잃어도 멸종 위험
연구진 “현대 첫 유인원 멸종 막으려면 국제 지원 필요”
ⓒ뉴시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덮친 폭우와 산사태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유인원인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멸종 위기가 더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는 11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나흘간 이어진 기록적 폭우와 산사태로 타파눌리 오랑우탄 58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전 세계적으로 800마리도 남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이번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 58마리는 전체 개체 수의 약 7%에 해당한다.
이 종은 2017년에야 새로운 종으로 공식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매년 전체 개체 수의 1% 이상을 잃을 경우 멸종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추정치도 실제 피해보다 적게 잡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폭우로 숲 상층부가 훼손된 영향이나 먹이 부족에 따른 추가 피해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수마트라를 강타한 사이클론 세냐르는 동남아에서 2025년 발생한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재난이었다. 당시 1000명 이상이 숨졌다.
인명 피해와 달리 야생동물 피해는 파악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보전 전문가들은 폭풍 이후 타파눌리 오랑우탄 목격 사례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랑우탄들이 홍수와 산사태에 휩쓸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기록적 폭우도 대형 유인원의 생존을 직접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에릭 메이야르 브루나이 소재 환경연구기관 보르네오퓨처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BBC에 사이클론 세냐르로 오랑우탄 약 35마리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추정치 58마리는 당시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사이클론이 지나간 뒤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들은 수마트라 중부 타파눌리 지역 풀로 파캇 마을에서 진흙과 통나무 잔해에 반쯤 묻힌 오랑우탄 사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활동한 데키 찬드라는 BBC에 “며칠 동안 사람 시신은 여러 구 봤지만 죽은 야생동물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곳은 오랑우탄들이 과일을 먹으러 오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무덤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은 오랑우탄을 지키려면 인도네시아 국내 보호 조치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자금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에 들어 처음으로 유인원 한 종이 사라지는 일을 아직은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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