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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노동자, 러시아서 18시간씩 노예처럼 일해…5만명 파견 가능성”
뉴시스(신문)
입력
2025-08-12 16:26
2025년 8월 1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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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6시부터 새벽2시까지, 쉬는날 1년중 이틀”
“얼굴 부서져도 병원 못가…안전장비 없어”
급여 대부분, 北 정부로 송금…통제도 강화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입국시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메우고 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BBC는 11일(현지 시간) “한국 정보당국은 ‘모스크바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탈출한 북한 노동자·관료·연구원 등을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했다.
진모씨(가명)는 BBC에 “극동에 도착하자 북한 보안 요원이 ‘아무와도 대화하지 말고 아무것도 보지 말라’고 명령했다”며 “곧바로 고층 아파트 건설에 투입돼 하루 18시간 이상 일했다”고 말했다.
진씨를 비롯한 노동자 6명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근무했고, 휴무일은 1년 중 이틀에 불과했다.
다른 노동자 태모씨는 “같은 하루를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깨어나는 게 너무 무서웠다”고 했고, 찬모씨는 “낮에 자리를 비우고 잠을 자거나 서서 잠들면 관리자들이 때렸다. 정말 죽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남모씨는 건설 현장 4m 높이에서 떨어져 안면이 부서지는(smashed up) 중상을 입었음에도 관리자 통제로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해 실태를 살핀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말 끔찍하다. 이들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며 “밤에는 조명 없이 어둠 속에서 일하고, 안전장비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들 증언을 종합하면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국가안전보위부의 24시간 감시 하에 비위생적인 컨테이너나 건설 중인 아파트 바닥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 이들이 받는 보수의 대부분은 이른바 ‘충성비(royalty fee)’ 명목으로 북한 정부에 송금되며, 이를 제외한 개인 급여(월 100~200달러)조차도 도주를 막기 위해 귀국시 한꺼번에 지급한다고 한다.
태씨는 이에 대해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우리의 3분의 1을 일하고 임금 5배를 받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진씨는 “다른 노동자들이 우리를 ‘노예(slave)’라고 불렀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 주민은 1만3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12배 폭증한 수치다.
이 중 약 8000명이 학생 비자로 입국했지만, BBC가 인용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유엔의 입국 금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 정보당국은 1만명 이상이 노동인력이라고 본다.
앞서 북한은 매년 수만명 규모의 노동자를 러시아로 보내 연간 수백만 파운드 수준 외화를 확보했으나, 2019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로 대다수가 송환된 상태다.
그러나 한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학생 비자 등의 수법으로 제재를 우회해 5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러시아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또 최근 북한 정부가 자아비판 강화, 외출 축소 조치 등으로 해외 노동자 통제를 강화하면서 탈출 사례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으로 도망쳐나온 북한 노동자는 연 20명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0명 안팎이다.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러시아는 현재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했는데, 북한 노동자들은 완벽한 해결책”이라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근면하며 어려움에 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 노동자들은 김정은과 푸틴의 ‘전시 우정’의 지속적 유산”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에도 북한은 노동자들을 계속 파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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