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5.02.07.[워싱턴=AP/뉴시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넘는 예산 편성 검토에 나섰다. 주일미군에 안보를 의존하는 일본으로서 미국 압박에 응하는 모습이지만, 중국 견제를 이유로 군사 대국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전날 국회에 출석해 “안전보장 환경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방위비가)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가 국회에서 2027년 이후 자국 방위비 증액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한 것과는 다르다.
미일 양국은 7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2027년도 이후에도 근본적으로 방위력을 강화해 가겠다는 일본의 약속을 환영한다”고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방위비에 대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일본이 사실상 미국과 방위비 추가 증액을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2022년 개정한 ‘국가 안보 전략’ 등을 통해서도 당시 GDP 대비 1% 수준이던 방위비를 2027년도까지 2%로 늘려 43조 엔(약 409조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일본이 방위비를 늘리면 미국으로서는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 견제를 위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동맹에 대해서도 거래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 무기 수출,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배치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앞세워 역내 군사력 증강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달 10~18일 필리핀 동쪽 앞바다에서 미국, 프랑스군과 사상 첫 공동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프랑스 항공모함과 함께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개조 중인 일본 호위함 ‘가가’가 참여했다. 이 지역에서 일본 자위대가 미군, 프랑스군과 함께 훈련을 한 건 처음이다.
일본 자위대는 또 최신예 호위함 ‘노시로’가 공동 훈련을 위해 17일 규슈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를 출발해 호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호주와 호위함 공동 개발도 추진 중이다. 최신형 호위함 도입을 추진 중인 호주는 지난해 일본과 독일 업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일본은 자국 방산업체의 무기 수출 확대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방위산업전략’ (가칭) 수립 작업에 들어가 내년 중 완료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