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결혼 건수,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저
30일 냉각 기간 의무화 등 정책 불구 이혼 꾸준히 증가
2021년 1월4일 중국 상하이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 소방대원들이 각각 신부를 안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려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 노력에도 불구,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결혼한 건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2025.02.10. [상하이=신화/뉴시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려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 노력에도 불구,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결혼한 건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민정부의 8일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결혼을 등록한 부부는 약 610만쌍으로 전년 대비 20.5% 급감했다. 이는 1986년 민정부가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노동력 감소와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경제 둔화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경제 정채게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과 출산이 급락하는 것은 중국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2013년 이후 10년 연속 하락하다가 2023년 코로나19의 엄격한 규제가 풀리면서 잠깐 반등했지만 지난해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신규 결혼 건수는 1300만 건으로 최고를 기록했던 2013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260만쌍에 육박해 2023년보다 2만8000쌍 소폭 증가했다.
중국은 여성들이 파경이나 심지어 학대받는 결혼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 2021년부터 이혼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30일간의 ‘냉각’ 기간을 의무화했다.
중국의 인구는 지난해 출생률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감소했다.
16∼59세로 분류되는 노동인구도 지난해 683만명 감소해 지속적 위축세를 더했다. 한편 60세 이상 인구는 계속 증가,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했다.
중국 관리들은 사회적 규범과 정부 규제로 미혼 부부가 아이를 낳기 어려운 상황이 결혼 건수와 출산율 감소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감소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중국 관리들은 재정적 인센티브에서부터 선전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갖도록 독려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내놓았다.
공무원들은 블라인드 데이트와 집단 결혼식을 조직하고, 농촌 지역의 가난한 총각들의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신부 집에 거액의 ‘신부값’을 치르게 하는 전통도 없애려 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젊은 부부들이 결혼할 수 있도록 현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중국 가족계획협회는 2022년부터 ‘신시대 결혼과 출산 문화’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출산의 사회적 가치’를 홍보하고, 젊은이들이 ‘적절한 나이’에 결혼하고 출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정책들은 높은 실업률, 치솟는 생활비, 그리고 경기침체 속에서 강력한 사회 복지 지원의 부족으로 고심하는 중국 젊은이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완전히 피하기로 결정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최고 인기 댓글은 ‘인생이 이렇게 피곤한데 어떻게 결혼할 용기가 있겠는가’라고 자조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과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결혼과 출산의 감소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인구 증가를 제한하기 위해 수십년 간 지속된 한자녀 정책 때문이며, 이로 인해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5년 한자녀 정책 종식을 발표, 두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하고 2021년는 3자녀까지 허용했지만 결혼과 출생률은 계속 떨어졌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재정적으로 독립적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감소는 더욱 뚜렷하다.
기혼 여성에 대한 직장에서의 광범위한 차별과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가부장적 전통도 상당수 여성들에게 결혼에 대한 환멸을 갖게 만들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