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가능성에 두려운 이란인들…“경제난에 안보 불안까지”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16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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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미 경제적 고통과 더 엄격한 사회적·정치적 통제에 직면한 이란인들이 안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란 북부 도시 아몰에 거주하는 교사 헤삼(45)은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우리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충돌을 피해야 한다.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삼은 정치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나쁜 소식일 뿐이라며 “내 두 아이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느냐.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중부 야즈드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파르바네(37)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수년간의 제재와 부정부패로 약화한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르바네는 “수년간 간신히 버텨 온 이란인들에게 전쟁은 재난을 가져올 뿐”이라며 “남편은 공장 노동자인데, 음식을 비축하기는커녕 살 돈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란의 중저 소득 주민들은 물가 상승률이 50%를 넘기고 공공요금과 식료품,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경제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들은 가혹한 경제 상황에 부닥쳤다.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경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 고시 사이트 ‘본바스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리알화 가치가 달러당 약 70만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수도 테헤란의 한 사업가는 “사람들이 외화를 사들이고 있다”며 “전쟁 공포로 사업에 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난에 안보 불안까지 겹치면서 이란인들이 또다시 반정부 시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란 온건파 진영의 전직 관리는 로이터에 “많은 사람이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제약 때문에 좌절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은 그들의 억눌린 분노를 분출시키고 시위를 되살릴 수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서방 국가들이 외교관들을 귀국시키기 시작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나이 든 주민들에게 1980년 이라크 침공과 1979년 혁명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테헤란의 엔지니어 모하마드 레자는 “이란에서 외국인들이 떠나는 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것이란 신호”라며 “우리는 더 고립되고 더 비참해질 것”이라고 절망했다.

한편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은 일부 이란인들에겐 자부심을 심어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타브리즈시의 공무원 호세인 사바히(30)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자랑스럽다”며 “그들은 이란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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