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관광객 태우며 일한 코끼리…척추 내려앉고 버림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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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3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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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71살 암컷 코끼리 파이 린(Pai Lin). WFFT 트위터 캡처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71살 암컷 코끼리 파이 린(Pai Lin). WFFT 트위터 캡처


25년간 관광객을 태우다 척추가 내려앉아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코끼리가 공개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의 야생동물 구조단체 ‘태국야생동물친구재단’(WFFT)은 25년 동안 일한 71살 암컷 코끼리 파이 린(Pai Lin)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파이린은 일반적인 코끼리들과 달리 척추가 내려앉아 등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태국의 관광산업에서 코끼리 타기는 인기 있는 관광 코스다. 파이린은 한 번에 최대 6명의 관광객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코끼리의 몸은 사람이 탈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코끼리 타기’는 동물 학대의 한 형태라고 지적해왔다.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파이 린(Pai Lin). WFFT 트위터 캡처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파이 린(Pai Lin). WFFT 트위터 캡처


사진을 공개한 톰 테일러 WFFT 책임자는 “코끼리의 척추뼈는 위로 뻗어있다”며 “관광객들로부터 등뼈를 지속적으로 압박받으면 영구적인 신체적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파이린이 이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에드윈 비크 WFFT 국장은 “파이린의 이전 주인은 파이린이 나이가 들고 통증이 심해 걷는 속도가 느려져 더 이상 일을 잘할 수 없겠다고 보고 녀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현재 파이린은 방콕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후아힌 해변 마을 근처의 WFFT 보호구역에서 다른 곳에서 구조된 24마리의 코끼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해당 사진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자 전 세계 누리꾼들은 “25년간 일했는데 버림받았다니 정말 안타깝다”, “코끼리도 말처럼 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인간의 탐욕으로 동물들이 고통 받는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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