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는 아들 집까지 800m 걷게 한 美 엄마 기소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4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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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에서 떼를 쓰던 8살짜리 아들을 집까지 걸어가게 한 엄마가 아동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고 22일(현지시간) 더 선이 보도했다.

교사 겸 아동 수면 치료사인 헤더 월리스는 아동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2급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 혐의로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10월, 월리스는 가라데 수업을 마친 장남 에이든과 에이든의 동생들 리암, 데클란을 차에 태워 집으로 오고 있었다. 도중에 월리스는 떼를 쓰기 시작한 에이든에게 차에서 내려 집까지 800m가량 걷게 했다. 그는 이곳이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도 아니고 에이든이 잘 아는 길이라고 밝혔다.

월리스는 “에이든이 화가 나기 시작하면 대화가 안돼서 우리만의 루틴이 있다”며 “시간을 주면 아이가 진정하고 상황이 괜찮아진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문을 열자 에이든이 차 밖으로 나왔다. 소리 지르지도 않았고 말다툼도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아이와 말다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에이든이 혼자 집으로 걸어가는 것을 발견한 이웃은 월리스를 경찰에 신고했다.

몇 분 뒤 경찰들이 집으로 찾아왔다. 월리스는 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이 채워져 체포됐고 경찰차에 올라야 했다. 텍사스 아동 보호 시설 담당자도 도착해 그에게 양육 습관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담당자들이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거 같았다. 내가 한 일이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하려고 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녀의 집을 찾아간 지 3시간 뒤, 그를 맥레넌 카운티 교도소로 데려갔다. 월리스는 결국 아동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월리스의 남편 스콧이 다음날 300달러(약 40만 원)의 보석금을 지불해 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동 보호 기관에서는 그 부부가 단 1초라도 아이들과 혼자 있지 못하게 했다.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아이들의 할머니들이 교대로 집에서 밤을 보내고 갔다.

결국 2주 후, 고소 근거가 없다며 월리스의 사건은 종결됐다.

그는 사건 종결 이유가 2021년 텍사스에서 통과된 아이들에게 합당한 독립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법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법 통과 과정에서 가족법만 개정되고 형법은 개정되지 않았다. 이는 경찰 측에서 여전히 월리스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변호사를 고용한 월리스는 유죄를 인정하면 사건을 종결시키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혐의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교도소 대신 유아 센터에서 65시간 일하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이 있는 주중에는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 금지됐다. 주말에 나가 청소를 하고 학교 커리큘럼을 세우는 것을 도와야 했다. 이 뿐만 아니라 8개의 무작위 약물 검사를 받아야 했다.

혐의를 인정한 후, 그녀는 수면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교사로 일하는 것을 금지당했다.

월리스 부부는 법률 비용과 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집을 팔아야 했고 이 사건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게 됐다.

그녀는 사건 이후 부모로서 자신감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편, 월리스의 여동생은 이 가족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고펀드미(Go 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지금까지 400명 이상이 기부해 2만2000 달러 이상(약 2900만원)이 모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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