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29번 외친 英트러스…‘부자감세’ 철회 불구 감세정책 고수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6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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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끝에 부자 감세 정책을 극적으로 철회한 리스 트러스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감세 및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옹호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토리) 전당대회 대표 연설에서 “나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원한다”면서 “성장, 성장, 성장”이라고 외쳤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성장’을 29번이나 언급했다.

그는 고소득자의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결정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세는 “도덕적이고 경제적으로 해야 할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인 모두가 자신의 정책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영국은 그 정책의 결과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전의 규모는 엄청나다.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 코로나19 이후의 불확실한 세상, 세계 경제 위기 등”이라며 “이것이 바로 영국에서 우리가 다르게 일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있을 때 마다 혼란이 있고, 모두가 찬성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경제 성장과 더 나은 미래라는 결과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설 후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다시 하락했다. 장 초반 달러 대비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곧 반락했고 연설 말미엔 1.136달러로 1% 더 떨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반성장 연합”이라고 폄하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연합으로 “노동당, 자유민주당, SNP, 전투적 노조, 기득권, 브렉시트 거부자 등”을 열거하면서 이들을 “성장의 이익에 반하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이날 연설은 트러스 내각의 반환경적 정책을 반대하는 돌발 시위로 한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2명의 여성이 든 노란색 플래카드엔 “누가 이것에 투표했나”고 반문하는 글이 적혀 있다. 이들은 트러스 총리가 환경에 대한 당의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난했다. 트러스 총리는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자 “그들을 끌어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이후 성명을 내고 “트러스 내각의 정책 중 환경 보호, 기후 행동, 노동자 권리, 불평등 해소 등 최소 7개 영역이 2019년 보수당의 선거 공약과 배치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트러스 총리가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파쇄기에 넣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러스 총리의 연설은 이전 당 대표들보다 짧은 35분 간 진행됐다.

영국 언론들은 대체로 사실상 정책 발표나 실질적인 내용이 없었던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가디언은 ”안전 제일의 연설로 상황을 악화시키진 않았다“면서 ”평소 당 대표 연설보다 훨씬 짧았고 정책 발표도 없었으며 사실상 뉴스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연설은 특별히 잘 작성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4주 간 정부가 금융 시장, 여론 조사, 의원들에게 보였던 적대적인 반응을 감안할 때 그가 더 이상 당을 적대시하지 않고 이 문제를 극복했다는 것은 아마도 보너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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