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선언’ 스리랑카 대통령, 해외도피 시도하다 무산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3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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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사임 의사를 밝힌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해외 도피를 시도하다 실패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날 부인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 했지만 공항 직원들의 거부로 실패했다.

대통령 부부는 사람이 많은 외부 터미널을 피해 귀빈실에서 출국심사를 받고자 했지만, 직원들은 허용하지 않았다. 직원들과 대치 상황이 길어지며 대통령 부부는 UAE행 비행기 4편을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대규모 정권 퇴진 시위가 이어지자 라자팍사 대통령은 오는 13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사퇴할 뜻을 전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했다. 현재 외화 부족으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510억달러(약 66조2000억원) 외채 상환이 어렵게 되자 지난 4월 12일 IMF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지난달 18일 기한 내에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는 2005년부터 스리랑카를 통치해온 라자팍사 가문의 부패와 실정을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아직 공식 사임 전이라 스리랑카 내부에서 불체포특권을 가진다. 하지만 13일 사퇴가 공식화한 후엔 체포될 가능성이 있어 그 전에 해외로 도피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리랑카 의회는 오는 20일 라자팍사 대통령을 대신할 후임을 선출할 방침이다.

같은 날 라자팍사 대통령의 동생이자 전 재무장관 바실 라자팍사도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실패했다. 이때도 공항 직원들이 그의 출국 절차 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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