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원유 금수 합의 무산에 미국 관세 부과 제안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8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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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세계 에너지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와 가격상한제 등 추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재무부가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 관리들은 “이번 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럽국가들에 러시아산 원유 전면 금수조치 보다 신속한 방안으로, 러시아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에서 머물고 있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가 세계적으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에 많은 EU 국가에서 시작되는 석유 금수 조치에 앞서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은 관세가 러시아가 석유 판매로 얻는 수익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는 동시에 세계 에너지 시장에 대한 가격 압박을 줄이고 석유 판매로 인한 러시아 수입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단계적 금수 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연합 내에서 헝가리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6개월 안에 금지하고 러시아산 정제제품의 구매를 올해 말까지 금지하는 단계적 석유 금수 조치를 제안하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에는 유예기간을 뒀다.

그러나 헝가리는 석유 금수 조치가 자국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지원을 받는 대가로 더 많은 시간과 EU 기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석유 금수조치에 반대해 왔다.

미 재무부 관리들은 “미국이 제안한 이번 조치는 러시아산 석유를 시장에 유통시키되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제한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달에도 EU는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지만 전면적인 금지 조치는 세계 경제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에 대한 광범위한 금지를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지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옐런 장관과 만난 후 트위터에 제재에 대해 EU와 미국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석유 금수 조치에 완강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일각에선 나온다.

WSJ는 “석유 금수 조치가 보류된 상황에서 미국의 임시 조치 추진은 EU의 가뜩이나 어려운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U의 한 외교관은 “미국이 전화를 걸어 헝가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새로운 생각들을 떠도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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