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프랑스 대선 시나리오…르펜 승리 꼬리위험은?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24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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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대통령 선거의 결선 투표가 24일 시작됐고 가장 최신 여론조사상으로는 중도좌파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를 앞서며 우세하다. 하지만 프랑스 국내외 정치, 경제적 환경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에 급변하고 있다.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월가 투자은행들은 전망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이번 프랑스 대선 관련해 내놓은 시나리오를 CNBC방송이 최근 모은 것을 정리해봤다.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마크롱이 이길 확률을 여론 조사보다 높은 90%로 봤다. 마크롱이 연임하며 그의 개혁, 규제적 조치가 강화해도 투자자들은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여길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개혁조치들은 이미 현재 금융시장의 가격에 반영됐다.

하지만 르펜이 이기면 국내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프랑스 정치시스템상 대통령 권한은 의회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최종 승리는 6월 예전된 의회 선거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르펜이 승리해도 FN 의석이 적으면 정책적으로 교착상태가 지속될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투자 자신감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골드만은 예상했다. 르펜이 이기면 소버린 스프레드(국채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골드만은 점쳤다.

◇씨티그룹

씨티그룹은 마크롱 승리 확률을 골드만삭스보다 낮은 65% 수준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대선에서 르펜의 승리 확률이 2017년에 비해 확실히 높아졌다”며 투표참여율이 낮고 좌파성향의 유권자들이 마크롱 지지를 꺼릴 수 있다고 봤다.

르펜이 이기면 프랑스 주식시장에 하방 리스크가 가해지고 은행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씨티그룹은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르펜이 깜짝 승리하면 채권스프레드 상승이라는 관점에서 프랑스 증시 전반의 수익률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 같다”고 적시했다.

르펜이 이기면 달러당 유로는 약세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봤다. 마크롱이 이겨면 유로는 “완만한 강세”가 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

소시에테제네랄은 최종 결과가 불분명하다며 르펜 승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박빙의 승부로 불활실성이 여전히 매우 높다“며 ”이번 선거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 르펜이 이기면 가격이 갑자기 재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르펜이 이기면 유로존 은행 주식과 이탈리아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로존 은행과 이탈리아 증시는 모두 유럽연합(EU) 통합여부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에어프랑스-KLM, 르노자동차를 포함한 시가총액 10억유로 이상의 37개 프랑스 주식들은 EU 정책, 자산 국유화, 사회 소요사태와 관련한 정치적 리스크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목했다.

르펜이 이기면 국채시장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의 10년 만기 수익률 스프레드는 9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까지 벌어졌다가 결국 60bp와 90bp 사이에서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롱이 이기면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현재의 40~50bp를 유지할 것이라고 소시에테제네랄은 덧붙였다.

◇프랑스 대선 판돈

누가 이기든지 이번 선거의 결과는 프랑스 정치에서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ING 이코노미스트들은 ”누가 승리하든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프랑스에서 정치, 경제, 지정학 궤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크롱이 이기면 EU 통합이 가속화하겠지만 르펜이 이기면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유럽 통합에 대한 반감“도 커질 수 있다. ING는 보고서에서 ”프랑스는 항상 유럽 통합력을 주도해왔는데 유로에 비관적인 프랑스 대통령이 나타나면 EU가 불쾌한 자각(rude awakening)을 겪을 수 있다“며 ”르펜은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르펜은 프랑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좀 더 강화하기를 원하는데 이는 현재 EU 전반의 스탠스와 분명히 다르다.

ING는 ”이러한 미지의 영역에 빠지면 금융시장에 역효과가 발생하며 경제전망도 매우 불확실해져 앞으로 몇 년 동안 성장 전망을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버런버그이코노믹스는 마크롱과 르펜의 상반된 정책은 기업과 외국인 투자에 중대한 의미를 준다고 설명했다. 버런버그이코노믹스는 ”많은 것들이 프랑스와 EU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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