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참사 재현?…전세계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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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4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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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공세를 펼치면서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를 끝내 손에 넣었다.

이로써 러시아군은 지난 25일 체르노빌 발전소를 장악한데 이어 이날 자포리자까지 장악하게 됐다.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우크라 당국은 오전 2시30분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에서 폭발 사고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5시간 만에 화재가 진압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9일째를 맞이한 이날 발생한 사건은, 푸틴의 ‘선 넘는’ 반인륜 행위가 민가에 이어 원전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도 이날 화재가 진압되면서 자포리자의 대참사는 막았지만,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음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원자로 15기 중 9개가 가동되고 있는데, 이들 시설은 전시 상황에서 매우 취약한데다 원자로 냉각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노심용융(멜트다운)에 따른 방사능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러시아가 장악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는 남동부 에네르다르에 위치해 있으며 자포리자시에서는 112km, 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다.

자포리자는 우크라이나 전체 원자력 발전소의 약 40%에 해당하는 연간 최대 420억 kWh의 전기력 생산해 전체 5분의 1 전력을 생산한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원전 공격에 대해 러시아는 ‘핵 테러’에 의존해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비극을 되풀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원전 공격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역시 러시아를 향해 원전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번 화재로 “원전 동력 장치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원전이 폭발 시 피해 규모는 체르노빌 사고보다 10배나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체르노빌 폭발사고는 지난 1986년 발생했다. 당시 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는 비정상적인 핵 반응으로 발생한 열이 냉각수를 열분해시킨 뒤 수소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했다.

유엔은 이 사고에 의해 50명이 직접적으로 숨진것으로 파악했고, 방사능 유출에 따른 장기적 사망자는 최대 1만6000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날 미 백악관은 성명을 러시아측에 역내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소방대원 및 긴급구조대 현장 접근을 허용하라 촉구했고, 영국 총리실은 “푸틴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이 이제 유럽 전체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규탄했다.

안드리 프라벤드니크 유엔 환경계획(UNEP)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 원자력발전소를 장악해 ‘반인륜적 집단학살’을 벌이려 한다”면서 “야만인들이 구조의 손길을 건네는척 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쳐들어와 도시, 기반시설, 시민까지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고 호소했다.

마리즈 페인은 호주 외무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 우크라 원자력 발전소의 포격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의 “무모함과 위험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국제법의 모든 측면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방은 러시아의 핵 위협 속 긴급 안보리 소집을 예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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