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 불일치’ 탈레반, 한 달 만에 본색…“女, 일 관두고 집에 머물라”

뉴스1 입력 2021-09-20 17:36수정 2021-09-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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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탈레반이 여성 공무원을 향해 당분간 일을 멈추고 집에 머물라고 지시하는 등 본색을 드러냈다.

20일 AFP통신은 무장정파 탈레반이 1기 집권기(1996~2001년) 시행하던 잔인하고 억압적인 통치와 달리 유연하고 관용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여성에 대한 자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지난달 15일, 수많은 국가와 인권 단체는 향후 여성 인권에 대해 우려했으나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이수하고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대변인의 약속이 무색하게 탈레반의 언행은 한 달을 못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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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19일 함둘라 노마니 카불 신임 시장은 “잠시 여성들이 일하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공무원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 시장은 공석이 남성에 의해 채워질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외교부 고위직에서 해임된 한 여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함께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있었으나 우리는 모두 직장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탈레반은 또한 전임 정부가 설립한 여성부를 폐쇄하고 과거 종교적 교리 시행으로 악명을 얻은 관련 부서로 이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관리들은 상황이 정상화되면 여성이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들의 약속을 믿는 여성은 거의 없다.

한 여교사는 “그게(복직) 언제가 될까. 전에도 탈레반은 이같은 약속을 했다. 그들은 우리가 직장에 복귀할 것을 허락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탈레반 측 한 교육 관계자는 여교사의 복직 문제는 정책이 아닌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샤하부딘 사키브는 AFP 통신에 “그런 일(여성의 복직)이 언제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내일이 될지, 다음 주일지, 다음 달일지 우리는 알 수 없다”면서도 “아프간은 큰 혁명을 겪었기 때문에 복직은 내가 맘대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은 집권 1기 기간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고 여성 인권을 무참히 탄압했다.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전통복)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고, 남성 동행자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으며 과부나 미혼 여성 또는 13세 이상 소녀들을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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