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주한미군 기지도 검토”…WSJ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2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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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사진=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사진=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인근의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에 있는 미군기지가 아프간에서 대피한 사람들로 포화상태가 되면서 이들을 임시로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고려 중인 장소는 미국 내에서는 버지니아, 인디애나, 캘리포니아주와 아카소주 내 미군기지이며 해외에서는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가 포함된다.

백악관은 민간예비항공운항(CRAF)을 적용해 최대 5개 항공사에 약 20대의 민간 항공기를 아프간에 투입하도록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들 민간 항공기는 아프간에서 빠져나와 인근 국가의 미군기지로 이동한 사람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화물 수송기인 C-17 수십 대를 카불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을 나르기 위해 배치했지만 이 수송기는 대서양을 넘어 미군 기지로 가는 장거리 비행에는 부적합하다.

CRAF는 항공사들이 전시 등에 군대병력과 물자 동원에 참여키로 합의한 국방부 프로그램. CRAF 통보를 받은 항공사들은 이르면 24시간 내에 비행기와 승무원들을 30일 동안 국방부 업무에 제공해야 한다. CRAF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2년에 창설됐으며, 1990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당시에도 적용된 적이 있다.

CRAF가 현재 검토 중인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되면 민간 항공기를 최대 100대까지 투입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항공업계 운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아프간에서 탈출한 아프간인들이 미국으로 들어올 경우 워싱턴 외곽의 덜레스 국제공항은 이들의 입국 심사 등 관련 절차를 처리하는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뉴저지주의 미군기지도 아프간 피란민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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