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탈레반 돌아왔다”…카불 엑소더스 대혼란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6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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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을 피해 대피하려는 사람들로 혼란에 빠진 카불공항의 모습은 1975년 베트남전 당시 치욕적인 사이공 탈출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이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종전 선언을 하자 수천명의 민간인들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모여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사관들은 앞서 탈레반의 카불 점령이 임박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철수에 나섰다.

여기에 아슐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측근들마저 오만행 비행기를 타고 인근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아프간 국민들도 대피행렬에 합류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공항에 모여들었지만 그들을 수용할 비행기는 충분치 않아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수의 민간인들이 몰려오자 미군은 이를 제지하기 위해 총을 하늘로 발사하며 “제발 돌아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카불의 치안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공항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오후 7시까지는 공항에 오지 말아 달라”는 경고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병력 5000명의 카불 추가 파견을 승인해 인력의 무사 철수를 돕도록 했다. 다만 오는 31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미군 철수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현 상황이 1975년 베트남 전쟁 말기 사이공 함락 때와는 명백히 다르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그때보다 혼란이 더 큰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을 위해 13년 동안 일해온 킴벌리 모틀리 국제인권 변호사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다”며 “이곳은 마치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 사이공과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항공편이 없어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군에 항공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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