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아기업고 바다로… 모로코인들 목숨건 ‘유럽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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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 스페인령에 이틀새 8000명… 스페인총리“불법이민에 유럽 위기”
스페인의 반군지도자 입국허용에… 모로코, 고의로 통제 안했을 수도

스페인령 세우타 앞바다에서 18일 구조대원이 모로코 부모에게서 떨어진 아기를 구조하고 있다. 세우타=AP 뉴시스
스페인령 세우타 앞바다에서 18일 구조대원이 모로코 부모에게서 떨어진 아기를 구조하고 있다. 세우타=AP 뉴시스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틀간 약 8000명의 모로코 불법 이민자가 몰렸다고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우타로 가기 위해 튜브나 소형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는 이민자 행렬엔 2개월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스페인치안수비대는 18일 사진을 공개하며 “엄마의 등에 업혀 바다를 건너려던 남자아이를 구했다”고 밝혔다. 항구도시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보고 있다.

19일 스페인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면서 이민 행렬은 멈췄다. 그러나 이미 17일 하루에만 6000명가량이 국경을 넘었다. 8000명의 이민자 중 약 2000명은 미성년자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놀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프랑스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세우타로 향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이민자 유입은 스페인과 유럽에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아란차 곤살레스 라야 외교장관은 스페인 주재 모로코대사를 초치해 “국경 통제는 공동의 책임”이라며 단속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모로코가 일부러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페인이 모로코 반정부 세력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지도자인 브라힘 갈리의 치료 목적의 입국을 허용한 데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은 모로코 서부 사하라 원주민으로 구성된 단체다. 스페인 영토이던 서부 사하라 지역은 1975년 모로코에 합병됐다. 이때부터 원주민과 모로코인들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스페인#모로코#불법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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