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뇌졸중 스승 위해 7800만원 모금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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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앨리슨. ‘고 펀드 미’ 갈무리
밥 앨리슨. ‘고 펀드 미’ 갈무리
학창 시절을 버티게 해준 선생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제자 수백 명이 6시간 만에 7800만 원을 모은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우스터셔의 챈트리 학교에서 40년 넘게 지질학을 가르치다 2016년 은퇴한 밥 앨리슨 씨(68·남)는 이후 중국 양저우의 한 중학교에서 다시 교편을 잡았다.

그런데 올해 1월 앨리슨 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두 달 동안 양저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몸의 왼쪽은 마비됐고 혼자 힘으로 설 수도, 걸을 수도 없었다. 혈소판 수치가 높아 언제든 다른 뇌졸중이 찾아올 위험도 컸다.

그 사이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두 달간 치료비만 1만2000파운드(약 1900만원)가 들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병상째 영국으로 이송하는 데는 최고 3만5000파운드(약 5500만원)의 돈이 필요했다.

갑자기 큰돈을 마련할 수 없었던 딸 클레어(32)는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 펀드 미’에 아버지 사연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클레어는 “아버지의 건강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영국으로 모셔오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앨리슨 씨의 소식을 들은 영국 제자 수백 명이 너도나도 기부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회계사로 일하는 잭 퍼니스라는 25세 남성은 한 번에 1만2500파운드(약 200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퍼니스는 “앨리슨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셨던 분”이라며 “정말,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씨의 다른 제자들도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라 입 모아 말하며 모금에 동참했다.

제자들의 열렬한 성원 덕에 기부금은 6시간 만에 당초 목표금액이었던 4만 파운드(약 6300만원)를 넘겨 5만 파운드(약 7800만원)가 모였다. 19일 현재 모금액은 5만3416파운드, 한화로 약 8400만 원이다.

앨리슨 씨의 딸 클레어는 “아버지가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기부해준 모든 이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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