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실상 거부권 행사, WTO 총장 공석 길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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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9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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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후보가 유럽연합(EU) 27개국과 일본, 중국 등의 지지를 받고 사무총장에 추천됐지만, 미국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WTO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새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 논의했다.

WTO 사무국은 이 자리에서 나이지리아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미국의 반대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나이지리아 후보 대신, 한국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유 본부장이 무역 경험이 풍부한 것을 지지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 임명에는 회원국 합의가 필요한 만큼 미국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 셈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국제 무역 전문가는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WTO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는 것을 경계해 나이지리아 후보의 취임을 피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WTO는 다음달 9일 일반 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 정식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선출 작업은 회원국 만장일치가 관례라, 미국의 반대가 계속될 경우 수장 부재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고 NHK는 지적했다.

WTO 수장직은 전임 로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지난 8월 말 임기 도중 퇴임해 두 달 가까이 공석 상태다.

한편, 미국의 반대를 딛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선출되면 WTO 역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그는 작년 7월 일본 수출 규제 발효됐을 때 해당 조치가 “WTO 등 국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일본을 비판하고 규제 철회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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