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좌파가 오랫동안 학생들 세뇌…애국교육 ‘1776위원회’ 설치”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18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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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은 흑인인권운동 탐사보도 '1619' 겨냥
"인종차별 주장은 마르크스적 교리…교육하는 건 아동학대"
"좌파, 마틴 루터 킹 비전 파괴…인종 분열 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좌파가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애국교육을 위한 ‘1776’ 국가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기록원(National Archives) 헌법 및 독립선언문 원본 앞에 서서 반(反)인종차별 시위를 “좌파 폭동과 대혼란”으로 규정하면서 “수십년 간 좌파가 학교에서 세뇌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이날은 1787년 미국 헌법이 만들어진 지 233주년이 되는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젊은 미국인들이 미국은 인종차별이 만연한 국가라는 사악한 거짓말을 듣고 있다”며 이런 ‘세뇌’가 “너무 오래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받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전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좌파는 이 아름다운 비전을 파괴하고 미국인들을 인종에 따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종에 대한 제도적 불평등 주장은 “마르크스적 교리”라고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치는 것은 “가장 진실된 의미에서 아동학대의 일종”이라고도 했다.

또한 “길거리에 있는 폭도든 회의실에서 문화를 없애려는 사람들이든 목표는 모두 같다”며 “반대자들의 입을 막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고 미국인들을 괴롭혀 가치와 유산, 삶의 방식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폭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 모든 인종, 종교, 신념의 시민들을 위해 우리 역사와 나라를 되찾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애국 교육을 위한 이른바 ‘1776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한 역사의 진실을 기리는 친미 커리큘럼을 추진하겠다”며 교육자들에게 “미국 역사의 기적”을 가르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1776년은 미국이 독립선언을 한 해이다. 영국과의 수년 간 독립전쟁에서 승리하고 그해 7월4일 국가를 건설했다.

‘1776위원회’는 뉴욕타임스(NYT)의 ‘1619 프로젝트’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619년은 흑인 노예가 미국에 처음 도착한 해로, 흑인 인권 운동과 노예제 역사를 다룬 탐사보도인 이 프로젝트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이 ‘자유’가 아닌 ‘억압’의 원칙에 기초해 설립됐다고 잘못 가르치고 있다”는 비난도 반복했다.

또한 시저 로드니의 동상을 ‘미국 영웅의 국가정원’에 세우겠다고도 공언했다.

로드니는 독립전쟁 당시 델라웨어 민병대를 이끌었던 인물로 독립선언문 서명에도 참여했다. 다만 인종차별주의자로 재평가되면서, 반인종차별 시위대는 지난 6월 델라웨어 윌밍턴에 있던 그의 동상을 제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4일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도 “공립학교들은 아이들이 미국을 싫어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애국교육을 복원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반란을 일으킨 사람(insurgent)”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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