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민·전문가, 공장 폐쇄-사법조사 요구
1984 보팔 참사 이후 최악의 산재로 기록될 듯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정부가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LG폴리머스 공장을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8일 전했다.
인도 경제매체 라이브민트 등에 따르면 YS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총리는 LG폴리머스 비샤카파트남 공장을 영구적으로 폐쇄(shut down)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공장은 장기적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정부는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 경찰청장과 환경·산업·오염 관련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도 꾸렸다.
이는 인근 벤카타푸람 지역과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유독가스인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는 인근 나라바와 BC콜로니, 파푸지 나가르, 캄팔라팔렘, 크리슈나 나가르 등의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 역시 사고가 난 화학물질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스티렌 가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고 단기간이라도 고농도에 노출되면 심각한 건강상 위험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지 일각에선 이번 사고에 대한 사법적 조사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관시 안전 지침과 화학반응 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대로 보관하지 않을 경우 용기에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32도가 위험수위로, 온도가 더 오르면 화학반응을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사고도 스티렌 보관 탱크 2개에 부착된 냉동장치의 기술적 결함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은 지난 3월25일 인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전국 봉쇄령을 내리면서 한 달 넘게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 4일부터 봉쇄 정책을 완화하면서 공장 재개를 준비하던 중 이 같은 사고가 났다.
첫 번째 정보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인도 형법의 건강상 유해한 환경 조성, 독성물질 관리 위반, 화재 및 가연성 물질 관리 위반, 과실 또는 고의로 타인의 신체·생명을 위해하는 행위 등(제 278조, 284조, 285조, 337조, 388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사건(prima facie case)’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과실 여부를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1984년 인도 보팔 가스노출 참사 이후 최악의 산업재해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보팔 참사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유니언 카바이드가 인도 보팔 화학공장에서 일으킨 것으로, 농약 원료로 사용되는 유독가스가 누출돼 2800여명이 사망하고 20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 이번 세기 최악의 산업재해 사고다. 지금까지 피해자 중 2만명이 숨지고 12만명이 실명과 호흡곤란, 위장장애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유전자 돌연변이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가스 누출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2시30분께 발생해 현재까지 어린이를 포함해 11명이 숨졌고 1000여명이 건강상 피해를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 중 대부분은 퇴원을 했거나 할 예정이지만 20여 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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