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실태 고발’ 시민기자 천추스 실종…母 “도와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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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0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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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족엔 ‘격리됐다’ 통보”

사진|영상 캡처
사진|영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중국 우한(武漢)에서 비참한 실태를 알리며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오던 시민기자 천추스(34, 陳秋實)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은 9일(현지시각) 중국 기자 천추스가 실종 상태라고 보도했다. 가족들에겐 천추스가 강제로 격리됐다는 공안의 통보만 전해졌다.

칭다오 출신으로 변호사 겸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천추스는 지난 1월 24일 봉쇄된 우한에 도착, 병원과 임시 격리병동 등을 방문하며 동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상황을 직접 전했다.

특히 천추스는 지난 1월 30일 게재한 영상에서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고 말하며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하냐”고 말해 많은 이들의 걱정을 자아낸 바 있다.

때문에 그의 친구들은 천추스가 언제든지 당국에 연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루에도 여러 번 상태를 확인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천추시의 친구 중 한 명은 7일 트위터를 통해 천추스의 어머니의 영상을 공개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사라졌다며 “나는 네티즌들과 특히 우한에 있는 분들에게 아들은 찾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이렇게 영상을 촬영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날 늦은 저녁 천추스의 또 다른 친구는 “칭다오의 공안국장이 천추스의 부모에게 그가 격리돼 있다고 전했다”며 “(천추스의) 어머니가 ‘언제 어디로 끌려갔냐’고 물었지만, 그들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한 시경과 칭다오 시 경찰은 CNN에 천추스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천추스의 친구들은 그가 실종되기 전 건강상태가 양호했다는 점을 미뤄,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격리된 것은 아니라고 추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우한 사태의 최초 내부고발자인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천추스의 실종에 많은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려 지난달 3일 경찰서에 불려가 인터넷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는 ‘훈계서’에 서명해야 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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