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후변화 대응촉구 시위 격화…“지하철 마비시키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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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하철 순찰 강화 및 와이파이 중단
시위대 "시민에 피해 없는 비폭력 시위 이어갈 것"

지난 15일(현지시간) 시작된 영국 기후변화방지 운동단체인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이끄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17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시위대는 “런던의 지하철 망을 마비시키겠다”고 나섰다. 영국 교통 경찰(BTP)은 지하철 내부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멸종 저항은 현재 런던 의회 광장, 워털루 다리, 마블 아치, 주요 교차로인 옥스퍼드 서커스 등을 점거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시위에 나선 300여명을 체포한 상태다.

멸종 저항 측은 “정부 관계자들이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면 17일 비폭력 저항의 방식으로 런던 지하철을 교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생태학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 측은 “우리는 평화적으로 법을 어기고 체포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지하철 교란으로 고통받게 될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도 우리의 시위를 방해하지 않길 바란다”며 “모든 관계자들을 위해 가능한 부드럽고 안전한 방식의 시위를 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어떤 식으로 지하철 시위를 진행할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

맷 앨링햄 런던 경정은 “런던 철도망을 겨냥한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며칠간 수많은 경력이 순찰에 나설 것이다”며 “시위가 안전하고 평화롭게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앨링햄 경정은 그러면서 “런던 철도를 이용하는 수백만명의 승객을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정보기관의 주도로 24시간 동안 순찰대를 배치해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대중 교통을 목표로 삼는 시위는 기후 변화에 반발하는 명분에도 반하며 아니라 런던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멸종 저항’은 이달 1일 브렉시트 회의 중인 영국 하원에서 옷을 벗고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20여명 시위대는 나체에 ‘환경 파괴’ ‘지금 입법 처리하라’ 등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 문구를 새기고 정부의 조처를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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