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해체와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의 이 발언은 2월 말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과 실질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전술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해석했다.
북한은 지난 9월 남북정상이 만난 이후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의 핵 개발 심장부이자 상징인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 의사를 밝혔었다.
비건 특별대표는 “영변(핵시설)을 넘는 복합지역은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전체성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핵시설 폐기 약속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 전에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수준을 완전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대북 제재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면 미국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 대가(조치)를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우리는 주요 현장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전문가 접근과 감시 메커니즘에 대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핵분열 물질, 무기, 미사일, 발사대, 여타 WMD의 저장고 제거 또는 파괴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은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대응책’(contingencies)을 갖고 있다”는 경고도 전달했다.
아울러 비건 대표는 북미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란 입장을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관련 질문을 받고 “이러한 트레이드 오프(거래)를 제안하는 어떠한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주한미군 철수)는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힌의 비핵화 상응조치로 일부에서 거론되는 주한미군 철수는 논의 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 열릴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다음 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다음 달 3일 한국에서 북한 측 담당 특별대표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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